한국 4차산업 괜찮나

한국의 4차산업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핸슨 로보틱스의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사진=뉴시스]
한국의 4차산업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핸슨 로보틱스의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사진=뉴시스]

4차산업혁명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업종과 규모를 막론하고 수많은 기업들이 4차산업의 도도한 물결에 뛰어들었다. 파급력도 크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4차산업혁명이 2030년 한국에서 약 460조원의 경제효과와 80만명의 고용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4차산업혁명으로 침체된 산업이 회복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전산업 성장률이 기존 2.4%에서 2.9%로 0.5%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2022~2026년 전망치 기준). 소비자들도 4차산업혁명에 익숙해졌다.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4월)에 따르면 전체의 40.1%가 4차산업혁명에 관해 ‘단어와 개념 모두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자리 감소’는 2017년 39.9%(복수응답)에서 2018년 52.7%로 11.8%포인트 증가했다. ‘해킹·오류로 인한 시스템 마비(27.4%→31.4%)’ ‘인간관계 단절(22%→25%)’ 등의 응답률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혁신적인 4차산업기술이 등장하면 이런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한국의 기술력이 그만큼 ‘혁신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국제무역연구원이 조사한 4차산업혁명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4개국 기준 19위에 그쳤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 인터내셔널은 한국의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가 20개국 중 10위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분야의 격차도 심하다. 2015년 미국의 AI 특허건수는 2만4054건인데 비해 한국은 2638건으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기술격차는 제품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구글은 지난해 4월 AI 스피커에 목소리로 사람을 구분하는 ‘화자 식별 기능’을 탑재했다. 국내 AI 스피커엔 아직까지 화자 식별 기능이 없다. 그 때문인지 국내 AI 스피커는 주변 소음이 심해지면 명령을 못 알아듣거나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다. ‘혁명’이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의 4차산업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리스크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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