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뛰는 국제유가, 정부는 또 강 건너 ‘기름 구경’
널 뛰는 국제유가, 정부는 또 강 건너 ‘기름 구경’
  • 김정덕 기자
  • 호수 290
  • 승인 2018.05.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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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지수까지 꿈틀, 정부 대책 있나

2017년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혹은 80달러까지 올라갈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추정했다. 공교롭게도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올라 70달러선을 넘었고, 실제로 국내 경제는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또 ‘강 건너 기름 구경’만 하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국제유가 리스크를 취재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사진=뉴시스]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상반기 이후부터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배럴당 70달러선을 돌파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1일 70달러선을 넘긴 이후 줄곧 올라 23일엔 74.98달러를, 서부텍사스유(WTI) 역시 71.8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강경한 대對 중동정책으로 그 지역의 지정학적ㆍ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을 위해 일부러 중동지역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도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기준 647만 배럴이던 미국의 셰일오일 일평균 생산량은 올해 5월 802만 배럴로 약 24% 늘었다.

중요한 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한국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70달러선(WTI 기준)을 넘길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96%, 국민총생산(GNP)은 -0.77%, 소비는 -0.5%, 투자는 -4.66%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기업들의 생산비용도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석유제품 분야 생산비용이 7.5%로 가장 많이 오르고, 운송 분야 1.1%, 화학 분야 0.9%, 철강ㆍ자동차ㆍ건설ㆍ기계 분야는 0.4%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과 올해 4월의 생산자물가지수(2010년=100 기준) 차이를 비교해보면, 생산비용은 크게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성소다(78.33ㆍ이하 지난해 5월 대비 올 4월)나 분산염료(38.03), 휘발유(13.26) 등 석유화학제품 지수는 크게 올랐다. 건설 원자재인 모래는 44.5, 고철도 22.69 올랐다. 같은 기간 감자(199.19), 건고추(99.24), 무(67.50) 등 농산물의 생산자물가지수도 급등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은 석유를 전량 수입하고,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 생산ㆍ고용ㆍ수출지표 등을 보면 성장세까지 꺾여 소비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문제는 고유가 대책이 있느냐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과 함께 산업 전반에 걸쳐 석유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정책을 내걸고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장기대책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문재인 내각이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건 국제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선 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우디와 수급대책을 논의한 게 전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환율에는 “단호한 대처”를 말했지만, 국제유가 대책을 밝힌 적은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아직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말했다. 

지난해 말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비축ㆍ방축 계획을 제대로 운용하지 않아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이 국제유가에 발목 잡힐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을 허투루 넘겨선 안 되는 타이밍이다. 고유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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