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지만 다른 은행 대체 뭐가 다른데…

지난해 7월 ‘같지만 다른 은행’이란 슬로건을 들고 등장한 카카오뱅크는 은행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출범 165일 만에 고객 수 500만명 돌파라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놀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를 두고 ‘다를 줄 알았는데 같은 은행’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카카오뱅크의 이자놀이 논란을 짚어봤다. 

카카오뱅크가 과도한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가 과도한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사진=뉴시스]

카카오뱅크가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18일부터 50만~300만원 한도의 소액(마이너스통장) 대출인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이하 비상금 대출)’의 금리를 고신용자는 0.25~0.35%포인트, 중·저신용자는 0.4%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중·저신용자의 신규 신용대출 금리도 신용등급에 따라 기존보다 0.1~0.4%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중·저신용자 위한 ‘포용적 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인데, 생색내기식 금리인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금리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 최대 0.4%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한 비상금 대출을 예로 들어보자. 최고한도인 300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인하로 줄어드는 이자는 월 1000원(300만원×0.04÷12개월)에 불과하다. 중·저신용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는 발표가 무색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은 기존에도 이뤄지고 있었다”며 “이번 금리인하는 중·저신용자의 혜택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출범 1년을 맞은 카카오뱅크가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시중은행처럼 ‘이자놀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명목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3분기 1.32%에서 4분기 1.83%로 0.51%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대출채권의 평균 이자율을 3.08%에서 3.34%로 인상하면서 예수금의 평균이자율은 1.58%에서 1.42%로 떨어뜨린 결과다. 흥미롭게도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의 NIM은 0~0.1%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보다 더 이자놀이(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낮추는 행위)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을 받을 법하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은행연합회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금리구간별 취급 비중을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연이율 5~7%미만) 비중은 지난해 말 5.7%에서 올해 4월 1.4%로 4.3%포인트 하락했다. 중금리 대출은 외면한 채 리스크가 낮은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이 보증부대출로 이뤄져 대출 공시자료에서 빠졌기 때문”이라며 “공시자료만 보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건 오해”라고 항변했다. 중·저신용자의 신용대출이 보증부대출로 이뤄졌다는 해명을 십분 받아들이더라도 카카오뱅크가 금리와 수수료 인하를 바탕으로 금융서비스의 질質을 높여놨는지는 따져볼 만한 문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돌풍이 정체된 은행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며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기대했지만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낮추는 예대마진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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