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다각화한 이유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독점 생산(OEM)하는 업체는 부품제조업체 이엠텍이다. 부품단가 하락 등으로 고전하던 이엠텍은 ‘릴’ 생산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릴’이 신제품을 내자 이 회사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을 주로 생산하던 이엠텍이 릴 OEM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스마트폰 부품을 주로 생산하던 이엠텍이 릴 OEM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시판된 지 1년이 지났다. 시장은 양강 구도다. 지난해 6월 시장을 개척한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시장점유율 50%로 추정된다. 아이코스보다 5개월여 늦은 지난해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출시한 KT&G의 점유율은 40% 안팎이다.

이런 상황에서 후발주자 KT&G가 릴의 후속모델 ‘릴 플러스’를 23일 출시했다. 아이코스의 교체주기(약 1년)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해 아이코스 사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릴은 부품업체 이엠텍이 독점으로 생산한다(OEM). 이엠텍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엠텍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495억원으로 전년 동기(351억원) 대비 41%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억원에서 51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실적 성장을 이끈 건 ‘릴’이다. 릴을 포함한 제품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2017년 1분기 5.1%에서 올 1분기 33.9%로 높아졌다. 이엠텍이 ‘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유성만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릴은 아이코스와 달리 연속 흡연이 가능해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AS 편의성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KT&G가 릴의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이엠텍에 호재다.

서울지역 GS25 편의점에서만 판매되던 릴은 최근 6개 광역시ㆍ대도시ㆍ세종시의 CUㆍ세븐일레븐ㆍ이마트ㆍ미니스톱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이승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G의 막강한 유통채널을 감안하면 연간 100만대 판매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엠텍의 포트폴리오에는 문제가 있다. 릴 등 제품사업 부문의 실적이 성장했다곤 하지만 부품사업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2017년엔 매출액의 90%가 부품사업에서 나왔다. 이엠텍은 마이크로 스피커, 다이나믹 리시버를 비롯한 스마트폰용 부품을 생산해 삼성전자ㆍLG전자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납품단가 하락, 스마트폰 시장의 양적성장 둔화 등을 이유로 이 회사의 부품사업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엠텍이 릴 OEM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엠텍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스마트 보청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2020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