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협하는 중국 LCD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쁨은 1년 만에 깨졌다. 올 1분기 이 회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매분기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던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 1분기 4083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거침없는 LCD 물량공세 탓이다.
 

LCD의 주도권이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LCD 시장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를 밀어낸 중국 패널업체 BOE가 올 1분기엔 TV용 LCD 패널 출하량 부문에서도 가장 많은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췬즈컨설팅에 따르면 BOE는 1분기 125만대의 TV용 LCD 패널을 출하해, 각각 121만대, 100만대를 내놓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돌렸다.

이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3월 중국 허페이合肥에 있는 10.5세대 생산시설 네 라인 중 첫 번째 라인을 가동한 BOE가 올 하반기엔 나머지 라인도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BOE를 비롯한 CSOT, HKC 등 중국 업체들이 2019~2020년 양산을 목표로 대규모 10.5세대 생산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우리에겐 찜찜한 소식이다. 

 

물론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이 강세를 띠는 LCD 출구전략을 미리 준비해온 결과다. 그럼에도 중국의 거침없는 행보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미칠 악영향은 생각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TV용 패널 수요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97.6%로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90%, 30%가량으로 적지 않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LG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 적자 전환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4083억원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LCD 굴기, 예상보다 매섭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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