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검색창에 찍힌 욕망
[BOOK Review] 검색창에 찍힌 욕망
  • 이지은 기자
  • 호수 291
  • 승인 2018.06.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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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거짓말을 한다」 구글 트렌드로 밝혀낸 진짜 속마음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가 되는 시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가 되는 시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신은 검색창에 어떤 이야기를 입력하는가.” 사람들 앞에서 인정하거나 답하지 못했던, 혹은 질문하지 못했던 생각을 검색창에 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대 관계 형식이 달라진 만큼 현대인들은 솔직한 생각을 내놓고 사는 게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나 궁금증을 들어주는 공간이 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하지 않을 이야기를 구글·네이버·다음과 같은 거대 검색엔진 앞에서 한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흑인과 소수 집단을 비판하고도 대통령이 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충력적인 결과였다. 여론조사기관과 전문가들도 당황했다. 그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왜 선거 전까지 드러나지 않았을까. 유권자가 실제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아는 게 왜 그리 어려웠던 걸까.

데이터 과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Seth Stephens-Davidowitz)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트럼프 지지층이 평소 심각한 흑인 비하 단어인 ‘깜둥이(nigger)’를 검색하던 인종주의자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은 여론조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인종주의자임을 밝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숨은 욕망과 생각을 담은 책이다. 인종주의뿐만 아니라 정신질환, 성생활, 아동학대, 낙태,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인간 본성이 담겼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식이 거짓말로 왜곡돼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과정에 있는 동안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손해 본 표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단어가 지역별·시간별로 얼마나 자주 검색되는지를 알려주는 구글 서비스다. 지역별·인종차별적 검색률을 토대로 저자가 만든 미국의 인종주의 지도는 놀랍게도 트럼프 지지율을 표시한 지도와 일치했다.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였던 구글 트렌드가 학계에서 기대를 받는 이유다.

구글 검색이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가 많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솔직한 생각을 내놓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상에서 드러나지 않을수록 구글 검색에서 밝혀지는 주제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성생활이라고 말한다. 구글에 드러난 결혼생활의 가장 큰 불만은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게이 포르노’와 ‘게이 테스트’를 번갈아 검색하며 성정체성에 혼란을 보이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전통적인 설문조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던 모습이다.

이 책은 빅데이터가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새로운 방법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책에 소개된 인간 본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라며 구글, 페이스북, 데이트 사이트, 포르노 사이트 등에 축적된 자료를 분석하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로’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 가지 스토리

「맛의 배신」
유진규 지음 | 바틀비 펴냄


비만의 원인 중 하나는 과식이다. 그렇다면 과식의 원인은 뭘까. 20년 간 환경 다큐멘터리 PD로 활동해온 저자는 음식 속 영양소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대식 축산과 작물재배로 생산속도가 빨라진 만큼 영양소가 덜 함유된다. 하지만 먹는 이들은 자극적인 화학 감미료에 속아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 책은 현대인의 식탁 속 비밀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혼자 있기 좋은 방」
우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혼자만의 공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일 필요는 없다. 때론 그림 한점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화가인 저자는 공간을 주제로 한 세계명화 154점을 모았다. 특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을 대거 수록했다. 낯선 공간이 주는 신선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독자들은 저자가 발굴해낸 공간들을 보면서 그림이 전하는 위로를 느낄 수 있다.

「네이버는 어떻게 일하는가」
신무경 지음 | 미래의창 펴냄


네이버는 후발주자였다. 저자는 네이버가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1위 사업자에 올라선 건 서비스의 퀄리티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비결은 혁신과 보수가 공존하는 사내문화에 있다고도 덧붙인다. 변화는 혁신적으로 이루되 일처리는 보수적으로 해야 지난한 퀄리티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셀·CIC·책임예산제 등 네이버를 일궈낸 독특한 사내문화를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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