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 버블 없나

남북경제협력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사진=뉴시스]
남북경제협력이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사진=뉴시스]

오락가락하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6월 12일 싱가포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혼란에 빠졌던 남북경협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언급했던 5월 25일 전일 대비 6.8% 빠졌던 현대건설의 주가는 회담 재개 소식이 나온 28일 7만9100원(전일 대비 29.9% 상승)으로 다시 확 뛰어올랐다.

대우건설, GS건설의 주가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4.5%, 12.4% 상승했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철도, 대북송전 등 ‘남북경협주’에 속하는 기업의 주가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투자자들만 그런 건 아니다. 새로운 남북시대에 기대를 거는 기업인도 많다. 

전경련 수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지난 5월 23일 ‘GS 밸류 크리에이션 포럼’에서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말은 상징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GS가 가진 사업 역량과 노하우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미리 고민하고 준비하자.” 

기업인까지 남북관계에 기대감을 품는 이유는 간단하다. 남북경제협력에 따른 효과 때문이다. 전경련이 인용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의 ‘한반도 신경제비전의 경제적 효과’에 따르면 남북경제통합 시 2020~2024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81%씩 성장하고, 일자리는 13만개 늘며, 약 10조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절반의 효과만으로도 기회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안정적이지 않은 변수가 너무 많다. 

북미회담을 비롯한 모든 정상회담은 가능성과 우려가 공존한다. 북미회담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이 둘러싼 한반도 주변국의 역학관계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적 효과가 생각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때론 한 박자 쉬는 것도 투자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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