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특약] 한국산 우주복 별나라 얘기일까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특약] 한국산 우주복 별나라 얘기일까
  • 백윤정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호수 291
  • 승인 2018.06.07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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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시대 소고

우주시대가 활짝 열렸다. 2011년 일반인에게도 우주여행(체험형) 길이 열린 데 이어 2022년에는 우주호텔이 완성된다고 한다. 2023년쯤이면 우리들 중 누군가는 우주복을 입고 우주호텔을 방문하고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물론 비용은 엄청나겠지만….

우주복은 숱한 실패와 미비점 보완을 통해 개발돼 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주복은 숱한 실패와 미비점 보완을 통해 개발돼 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주 환경과 지구 환경은 다른 점이 많다. 산소, 기압(중력)의 차이뿐만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는 우주먼지, 단시간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극고온과 극저온의 온도차(-148도~120도)는 우주 환경의 특징이다. 우리 인체는 오랜 시간 중력이 있는 지구에 적응해 생존해왔기 때문에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 노출되면 인체에 많은 변화가 발생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수년간 인체 실험을 해온 결과, 가장 큰 변화는 빠른 노화 진행이다. 또 중력으로 척추가 눌리지 않아 척추 사이가 벌어져 키가 지상에서보다 1~1.6㎝ 더 커진다. 이 과정에서 일부 우주비행사들은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다른 변화를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무중력 환경에서는 근육이 서로 지탱해줄 필요가 없어 근육량이 줄어든다. 뼈에서 철분이 빠져나가 1개월에 1~2%씩 뼈 밀도가 낮아진다. 중력으로 피가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을 막아주는 혈관 판막의 역할이 사라지면서 뇌로 혈액이나 체액이 몰린다. 이로 인해 얼굴이 붓고 안압이 높아지거나 안구가 축소돼 시력이 나빠지기도 한다. 위장 장애가 발생해 식욕 감퇴ㆍ멀미ㆍ어지러움ㆍ메슥거림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주에선 지구에서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심리장애가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우주복에 우주비행사들의 활동을 돕는 기능적 활동성뿐만 아니라 인체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우주복에는 무중력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를 방지하고, 우주 방사선이나 극심한 온도 변화로부터 인체의 체온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있다. 

최초의 우주복은 1965년 고고도 비행용 의복인 마크IV 개발에서 출발했다. 1969년 닐 루이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한 순간부터 우주비행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고 우주복이 심벌인 것만은 아니다. 우주비행사에게 우주복이란 반드시 입어야 하는 활동장치이자 생명유지장치다. 우주복은 선내우주복(실내용)과 선외우주복(EMUㆍExtravehicular Mobility Unit)으로 구분된다. 1969년 달 착륙 사진 자료를 보면 우주선에 있던 우주인은 선내우주복 IVCL(Intravehicular Cover Layerㆍ3겹)을, 달에 내린 우주인은 선외우주복 ITMG(Integrated Thermal Micrometeoroid Garmentㆍ7겹)를 입었다. 

우주복을 형태로 구분하면 헬멧, 냉각용 의복, 우주복 몸체, 장갑, 장화와 생명유지장치로 나뉜다. 헬멧에는 시력보호를 위해 도금된 창, 음식 수ㆍ공급장치, 통신장치가 달려있다. 장갑이나 장화는 압력 밀봉장치를 사용해 우주복 몸체와 강력하게 연결하게 돼있다. 우주복 몸체는 일반적으로 4겹으로 이뤄진다. 뜯어보면 냉각파이프가 달린 밀착 스판덱스층,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층, 우레탄층, 압력으로 인해 공기가 부푸는 것을 방지하는 테프론층, 단열 및 방어벽 기능층, 충돌로 인한 찢김 방지를 위한 케블라층 등 평균 12~14개 특수 소재층으로 이뤄져 있다. 생명유지장치는 우주복 몸체 뒤쪽에 부착돼 있다. 이 장치는 우주복 내 온도ㆍ습도 조절, 산소ㆍ전력 공급 역할을 한다.

 

안전을 위해 겹겹이 단단하게 만들어진 우주복은 1㎡당 10t 정도 압력을 견딜 수 있고, 총 무게는 약 140㎏에 달한다. 무중력인 우주에서는 실제 우주복 무게보다 덜 무겁게 느껴진다. 그동안 무거운 우주복이 우주비행사에게 그다지 해롭지 않다고 여겨졌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NASA가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무겁고 불편한 우주복을 꼽아, 앞으로 우주복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은 머큐리ㆍ제미니ㆍ아폴로 프로젝트 등을 거치면서 우주복의 미비점을 보완해 왔다. 2011년 컨스텔레이션 프로그램 중단 이후 미국 정부가 직접 우주복을 개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외부 민간업체와 함께 차세대 우주복을 개발하고 있다. 끊임없는 실패와 도전의 역사가 점철된 우주복. 먼 얘기 같지만 성큼 다가오고 있는 우주여행 시대, 패션 주도국 한국도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독창적인 우주복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백윤정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yjbaek98@snu.ac.kr│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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