❶ 우리는 모두 가족, 190×366㎝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❶ 우리는 모두 가족, 190×366㎝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지난해 여름, 한 소년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이 사는 제주도 자연이 건물 건설, 버스 전용차로 공사 등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소년의 말을 새겨들어 나라의 환경 정책을 만들어가겠다’는 답장을 받았다. 소년은 자신의 보물상자 속에 대통령의 편지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이수. 올해 10살의 동화 작가다. 순수하고 따뜻한 글과 그림으로 사람들을 위로한다. 생명력 넘치는 제주의 자연 속에서 재미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모님과 동생들 생각을 먼저 하는 기특한 맏이지만, 또래 아이들처럼 늘 꿈을 꾸고 상상을 하는 감성 풍부한 아이다. 꼬마 작가 전이수의 첫 개인전이 7월 8일까지 롯데갤러리 일산점에서 열린다.

남다른 감성을 지닌 전이수에게 어릴 적부터 미술 활동은 일상이자 놀이였다. 세 명의 개구쟁이 동생들과 함께 살며 벽지, 담벼락 등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렸다. 그에게 ‘자연’과 ‘가족’은 가장 지키고 싶은 소중한 가치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것도 주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됐다.

❷ 위로2, 122×163㎝,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❸ 작아진 엄마2, 122×163㎝,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❷ 위로2, 122×163㎝,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❸ 작아진 엄마2, 122×163㎝,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8

전이수는 2016년 8살에 첫번째 책인 「꼬마악어 타코」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2017년에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을 완성했다. 「꼬마악어 타코」에서는 파괴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과 세상에 대해, 「걸어가는 늑대들」에서는 기계에 의존해 무기력해지는 현대인을 그렸다. 「새로운 가족」에서는 입양한 동생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느꼈던 장애와 사회적 편견을 다뤘다. 회화 신작들에는 가족을 지키는 아빠의 강인함과 자신들을 챙기느라 바쁜 엄마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전이수의 동화 속에는 자연과 가족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주제인 ‘사랑’은 내 가족을 넘어 세상 사람, 동물과 자연 등 모든 생명체를 향한다. 자신의 생각을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해 때론 문제의식으로 세상에 이야기한다. 불합리한 세상에 무감각해진 어른들을 일깨우는 듯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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