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난세亂世의 영웅 이순신. 임진왜란이란 절체절명의 위기에 나라를 구한 이순신은 현재까지도 성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의 눈부신 업적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순신을 그 어떤 위인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고향이 서울 건천동(현 인현동)이라는 것과 무과 급제 후 첫 근무지가 함경도였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천재적인 전략, 압도적인 무력 등의 업적만 부각돼 인간 이순신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순신 여행」은 독자에게 성웅 이순신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철학과 의지, 신념까지 소개한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분석했다. 이순신의 강철 같은 의지, 회계사와 같은 철두철미함, 투철한 정신력에 매료된 저자는 수백권의 관련 서적과 논문을 파헤쳤다. 또한 전국 방방곡곡에 남은 이순신의 유적을 찾아다니며 그의 정신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이 책을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 학습만화도, 이순신 연구자나 몇몇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딱딱한 전문서적도 아니라고 소개한다. 책은 영웅 이순신의 업적과 행적만 그리고 있지 않다. 전국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이순신의 투쟁, 고뇌, 눈물의 흔적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서다. 이 책을 전국에 남은 이순신 관련 여행지와 유적지를 돌아보는 스토리텔링 인문여행서로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곤조곤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책을 넘기다 보면 이순신 장군의 주요 전투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전투 상황과 결과를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순신이 전투에 임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과 고뇌를 절절하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구성했다. 이를 위해 「난중일기」와 같은 역사적 사료를 상당수 인용했다.

또한 저자가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직접 촬영한 5000여장의 사진 중 고르고 고른 100여장의 사진은 현장감을 선물한다. 다양한 삽화와 만화는 이순신의 전략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풍부한 사진과 스토리를 담고 있어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다. 6월 사랑하는 자녀, 부모님, 연인, 배우자와 함께 이순신 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