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가공비의 덫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가 1분기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다. 주춤하던 수주량이 화장품 시장 회복세와 함께 살아나서다. 하지만 수주와 매출이 늘어도 연우는 맘껏 웃지 못하고 이다. 외주가공비 부담 때문이다.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연우지만 수익성 개선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사진-뉴시스]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연우지만 수익성 개선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많다.[사진-뉴시스]

글로벌 100대 화장품 브랜드 중 40여개가 한 업체에서 만든 용기容器를 사용한다. 주인공은 우리나라 용기제조업체 ‘연우’다. 연우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장품 부자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펌프용기 시장에선 연우가 만든 제품이 3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오던 연우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역풍을 피하진 못했다. 전체 매출 중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부진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이 사드 직격탄을 맞으면서 기를 못 쓰는 동안 2015년과 2016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연우의 매출성장률은 2017년 마이너스(-2.3%)로 꺾였다. 같은 기간 54.9%, 31.6%를 찍었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63.8% 고꾸라졌다. 

그러던 연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납품하는 수주량이 회복된 것이 가장 긍정적이었다. 여기에 글로벌 브랜드 수주까지 늘면서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매출(641억원ㆍ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ㆍ3분기에도 훈풍이 이어질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서연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주문량이 1분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LG생활건강 수주가 증가하면서 2분기 내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3%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5월부턴 중국 영업법인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 3분기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시장이 살아나 수주가 증가할수록 늘어나는 외주가공비 탓이다. 1분기 연우의 외주가공비는 매출액 대비 50.6%였다. 그 탓에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했던 1분기 영업이익률이 1.7%에 그쳤던 거다. 연우가 사상 최대 분기매출을 기록하고도 맘껏 웃지 못하는 이유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가 늘면서 불가피하게 외주가공비가 증가해 마진 개선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풀가동 되는 하반기께 납기일 개선으로 인한 매출 성장, 외주가공비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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