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수혜 받을까

세아제강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경협 재개 기대감이 높아진 게 영향을 미쳤다. 세아제강은 러시아 가스관 건설 사업으로 인한 수혜를 입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세아제강이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뉴시스]
세아제강이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사진=뉴시스]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수위 높은 설전을 벌이던 두 정상이 빗장을 풀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자, 시장 안팎엔 남북경협 재개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기대감은 다시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까”라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강관 제조업체 세아제강을 향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세아제강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지난 4월 17일 장중 7만2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6월 7일 10만원대로 훌쩍 올라섰다. 이런 상승세의 배경엔 지난 25년여간 지지부진했던 러시아 가스관 사업이 성사될 거란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번번이 막혔던 가스관 건설 사업(러시아~북한~한국을 잇는 가스관 건설)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러시아 가스관 건설사업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러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가스관 건설에 들어갈 강관은 약 82만5000t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강관 내수시장 출하량(338만 t)의 24.4%, 수출량(218만 t)의 37.8%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전 러시아 가스관 사업을 보면 대부분 56인치 강관을 사용했다”면서 “56인치 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 중 생산능력이 가장 큰 세아제강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미對美 수출길이 쿼터제로 막힌 상황에서 반길 만한 이슈인 것은 분명한 셈이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장담하기엔 이르다. 가스관 사업을 통해 발생할 강관 수요가 세아제강에 얼마나 떨어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유럽에서 진행된 러시아 가스관 프로젝트에서 러시아가 40~50%의 지분을 가져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에 떨어질 할당량은 50% 수준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다시 업체별로 나누면 1개 업체의 할당량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게 분명하다. 전체 생산능력에서 56인치 이상 강관 생산능력이 30%에 불과한 세아제강으로선 아쉬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지켜보고는 있지만 관련 사업의 얘기가 오간 게 없어 구체적인 규모나 진행방식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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