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돈을 허투루 쓰는 성향이 아닌데 매달 통장이 ‘텅장’이된다면. 비소비성지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 무심코 가입한 보험이 어렵게 번 돈을 갉아먹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둔 정기호(36ㆍ가명)씨의 경우, 불필요한 보험료를 줄여 목돈 마련을 시작했다.

불필요한 보험이 월급통장을 갉아먹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불필요한 보험이 월급통장을 갉아먹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식품부터 생필품까지 죄다 오르는데 안 오르는 건 월급뿐이다”는 직장인들의 탄식은 엄살이 아니다. 매달 수입은 한정적인데 지출은 갈수록 증가하는 탓에, 저축과 투자의 여력이 줄어드는 건 많은 직장인이 겪는 고충이다. 그럼에도 허리띠를 졸라 매가며 저축을 늘리는 건 달성해야 하는 자산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82.3%)는 “올해에 모아야 할 자산목표가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은 30대(84.8%)가 20대(82.3%)나 40대(76.9%)보다 소폭 높았다. 모으고자 하는 목표 금액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30대 직장인은 평균 연간 985만원을 모으고자 했고, 40대 957만원, 20대 948만원 순이었다. 30대가 자산을 늘리는 데 가장 적극적인 건 결혼, 주택마련, 자녀 양육을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이야기들이 남 얘기 같지 않다는 정기호(36ㆍ가명)씨. 정 씨는 제2금융권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4년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와 1년 후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너무 많아서 결혼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고객들에게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나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택마련, 자녀양육비, 노후자금 마련이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략적인 재무목표는 세워놨지만, 언제 얼마가 필요할지 구체적인 대비는 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자녀가 커갈수록 증가하는 양육ㆍ교육비를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부부의 노후까지 갉아먹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Q1. 지출구조

정씨의 급여는 월 250만원이다. 매달 생활비 60만원, 공과금ㆍ관리비 20만원, 통신비 12만원, 교통비 8만원, 모임ㆍ종교활동비 40만원 등이 140만원이었다. 경조사비ㆍ명절비ㆍ피부관리비ㆍ휴가비 등이 연간 300만원으로 월평균 25만원이었다.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월 30만원 납입의 적금에 가입하고 있었다. 보장성보험 4건(20만원), 종신보험(30만원) 등 보험비는 총 50만원에 달했다.

비소비성지출의 합은 80만원이었다. 잉여자금(5만원)마저도 생활비로 써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정씨는 현재 거주중인 전셋집 보증금과 모아둔 저축 액과 일부 대출을 활용해 3년 내에 주택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자녀 교육비를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교로 시기별로 나눠 모으고자 했다. 노후자금은 월 200만원씩 수령하는 게 목표다. 현재 납입 중인 국민연금ㆍ퇴직연금 수령시기에 맞춰 부족분을 마련하고자 했다.

Q2. 문제점

정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체 소득의 20%가량을 보험에 쏟아붓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남성 직장인의 보험료 적정 비율은 소득 대비 10% 미만이다. 더 큰 문제는 매달 보험료 납입액에 비해 보장 내용이 부실하다는 점이었다. 그때그때 부족한 보장을 채우기 위해 상품에 가입하다 보니 중복 보장도 수두룩했다. 또 30만원씩 납입하는 종신보험도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특약 항목이 섞여 있어, 납입금의 일부만 사망보험금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생활비도 줄일 여지가 있었다. 혼자 생활하는 정씨는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탓에 생활비 중 식비 부담이 큰 편이었다. 또 매달 평균 25만원씩 나가는 비정기지출도 줄일 필요가 있었다. 피부관리나 여가활동 등에 쓰는 비용을 줄여 장기재무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장기적인 재무 목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좋은 투자 상품에 가입할 필요가 있었지만, 정씨는 적금 하나 붓는 데 그쳤다.

Q3. 해결점

생활비를 20만원, 비정기지출을 10만원씩 줄였다. 기가입된 적금은 유지했다. 정씨가 근무중인 제2금융권조합저축 상품으로 1.4%의 세금만 부과돼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많았던 보험은 정리했다. 이렇게 절약한 80만원에 잉여자금 5만원을 더한 85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보험은 실손의료비보험과 건강보장보험에 총 10만을 납입하기로 했다.

결혼과 출산자금 마련을 위해 30만원 납입의 적금에 가입했다. 주택자금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30만원 납입의 중위험군 적립펀드에 가입했다. 중도인출이 가능한 실적배당형보험에 10만원씩 부어 이벤트성 목적 자금에 대비하기로 했다. 남은 5만원은 CMA 통장에 모으기로 했다.
강수현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ifa@daum.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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