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의 접점에 서다

❶ 로버트 라우센버그, 자서전, 1968, 3장의 종이에 오프셋 석판화, 504.8×123.8㎝, 재비츠 재단 소장 ❷ 백남준, 자석 TV(Magnet TV), 1965(1995년 재제작), TV 수상기‧자석, 50×90×12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❶ 로버트 라우센버그, 자서전, 1968, 3장의 종이에 오프셋 석판화, 504.8×123.8㎝, 재비츠 재단 소장 ❷ 백남준, 자석 TV(Magnet TV), 1965(1995년 재제작), TV 수상기‧자석, 50×90×12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예술과 기술의 실험을 의미하는 E.A.T.(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는 화가ㆍ무용가ㆍ음악가ㆍ기술자들로 이뤄진 비영리 단체다. 1966년 예술가 로버트 라우센버그와 로버트 휘트먼, 벨 연구소의 공학자 빌리 클뤼버ㆍ프레드 발트하우어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예술과 과학기술, 산업 영역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실험적 교류를 펼쳤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9월 16일까지 ‘예술과 기술의 실험(E.A.T.): 또 다른 시작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과학과 예술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표현수단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E.A.T.의 선구적 활동을 소개한다. 기술적 시도가 범람했던 1960년대,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원하던 예술가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꿈꿨다. E.A.T.의 활동은 예술가에게는 예술적 표현 범주를 넓히는 결정적 계기를, 공학자에게는 기술적 진보를 가져왔다. 각기 다른 분야의 협업을 실험했던 E.A.T.는 미술관이라는 제도적 공간을 넘어, 프로젝트를 예술 영역 바깥으로 확대했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을 앞세워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프로젝트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50여년 전 이런 융합을 개척한 E.A.T.를 재조명한다. E.A.T.는 ‘인간적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협업하며 독창적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 인식을 변화시켰다.

6000명이 넘는 예술가와 공학자가 E.A.T.에 가입했다. 이들은 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포스트모던 무용 안무가 머스 커닝햄 등 현대 예술 인사들과 교류하며 서로 다른 영역의 협업과 예술적 성취를 이끌어냈다.

❸ 한스 하케, 아이스 테이블(Ice Table), 1967, 스테인리스 스틸‧냉동장치‧물, 45.7×91.4×91.4㎝, 폴라 쿠퍼 갤러리 소장 ❹ 안나 룬드, Q&Q 2028, 2018, 진행형 프로젝트, 혼합 미디어 매체‧퍼포먼스‧온라인 프로젝트‧가변크기, 작가 소장
❸ 한스 하케, 아이스 테이블(Ice Table), 1967, 스테인리스 스틸‧냉동장치‧물, 45.7×91.4×91.4㎝, 폴라 쿠퍼 갤러리 소장 ❹ 안나 룬드, Q&Q 2028, 2018, 진행형 프로젝트, 혼합 미디어 매체‧퍼포먼스‧온라인 프로젝트‧가변크기, 작가 소장

전시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섹션 ‘협업의 시대’는 영역 간 경계를 넘어 작가들 간의 공동 작업이 활발했던 1960년대를 조명한다. 두번째 ‘E.A.T.의 설립’에서는 E.A.T.가 예술가와 공학자 간 체계적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업의 범위를 확장해 나간 과정을 소개한다.

세번째 섹션은 E.A.T.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인 퍼포먼스 ‘아홉 번의 밤: 연극과 공학(1966)’으로 마련했다. 네번째 ‘확장된 상호작용’섹션에서는 E.A.T.의 활동이 교육, 에너지 생산과 재분배ㆍ환경 문제 등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까지 확장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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