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호무역 정책의 타깃 철강 어두워
중국 공세에 골머리 앓는 디스플레이
조선, 해운, 자동차 미래 어떨까
긍정적인 분야는 반도체 뿐

국내 산업계에 ‘침체’가 드리우고 있다. 하반기 주요 산업 중 시장이 긍정적으로 전망한 분야는 반도체가 유일하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의 첫번째 타깃이 된 철강산업은 하반기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공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침체를 겪고 있는 조선, 해운, 자동차 등의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18년 하반기 주요 산업의 업종별 기상도를 그려봤다. 먹구름이 가득했다. 

2018년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산업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사진=뉴시스]
2018년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산업은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사진=뉴시스]

한국경제의 상황은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속 시원하게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분야는 많지 않다. 경기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도 둔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 99.7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0.7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계속해서 내림세다. 올해엔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100을 한번도 넘어서지 못 했다. 국내 경기가 1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7월 101.2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을 기록,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2016년 9월 이후 다시 100으로 떨어진 것으로 하락폭도 2016년 2월 -0.4포인트 이후 26개월 만에 최대치다.

올 하반기 주요 산업 전망도 마찬가지다. 주요 증권사와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주요 산업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반도체·정유·철강·석유화학·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 등 8개 주요 산업 가운데 산업 기상도가 ‘맑음’에 해당하는 산업은 반도체가 유일하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반도체 산업의 ‘슈퍼 사이클’은 올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D램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둔화한 PC·모바일 수요를 인터넷 기업의 데이터 센터 구축 수요가 상쇄한 결과다. 김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3분기에는 D램 가격이 이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는 D램 제품의 계절적 성수기로 주요 기업의 공급증가율도 예전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은 유가 상승의 효과를 보고 있다. 유가 상승,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가격 인상으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의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호재가 있지만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라는 악재도 있다. 특히 미국의 철강 쿼터제 도입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부진도 업황을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남북 경제협력 수혜 산업으로 각광 받고 있는 건설업의 실적도 낙관하긴 어렵다. 남북 경협이 구체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해외 수주에서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도 건설업 침체의 요인 중 하나다.

한국경제의 주력 업종인 조선·자동차는 여전히 흐리다. 최근 중국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건 긍정적이다. 하지만 낮은 공장 가동률과 높은 재고율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장 큰 수요시장인 유럽·미국의 성장세 둔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조선·해운업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은 컨테이너선·LNG운반선 등 수주가 증가했지만 저가 수주 논란에서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은 유가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운항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연료비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중국의 공세에 골치가 아프다.

중국은 LCD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의 강점인 OLED 투자도 늘리고 있다. 이는 공급과잉과 패널가격 하락세를 심화시키는 변수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CD시장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투자·양산 계획이 현실화하고 있어 공급 안정화 가능성이 낮다”며 “LCD 시장의 긍정적 변화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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