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렌털 사업 재진출

5년 만에 렌털 사업에 재진출한 웅진은 코웨이를 되찾아 오겠다고 선언했다.[사진=뉴시스]
5년 만에 렌털 사업에 재진출한 웅진은 코웨이를 되찾아 오겠다고 선언했다.[사진=뉴시스]

웅진이 지난 2월 렌털 사업에 재도전했다. 2013년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만이다. 웅진은 윤석금 회장이 강조하는 ‘사람의 힘’으로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포부다. 뼈아프게 매각한 코웨이를 되찾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웅진의 계획, 가능할까.

“물도 깐깐하게 고르세요.” 1998년 한국시장에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처음으로 도입한 웅진이 렌털 사업에 재도전했다. 웅진은 지난 2월 생활가전렌털 사업부인 웅진렌탈을 출범했다. 2013년 경영 악화로 렌털 사업부인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지 5년 만이다.

당시 웅진은 MBK파트너스와 경업금지(경쟁사업 진출 금지) 조항을 맺어 5년간 렌털 사업에 진출할 수 없었다. 1월 경업금지 기간이 만료됐다. 윤석금 웅진 회장은 “모든 제품을 빌려 쓰는 시대가 올 것이다”면서 “올해 안에 10만 계정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돌아온 ‘렌털 원조’의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웅진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영업 2주일 만에 계정수 5000개를 넘어섰다. 웅진렌털 관계자는 “웅진은 정수기 시장에서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6월 안에 3만 계정을 돌파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60%에 달하던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3월에서 6월은 정수기 시장 성수기다”면서 “다른 렌털 업체들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이 렌털 시장에 미친 파장이 크지 않았다는 거다. 현재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코웨이의 계정수 500만여개, 청호나이스와 SK매직의 계정 수 100만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웅진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렌털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웅진에 부담 요인이다. 현재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6조원(KT경제경영연구소ㆍ2016년 기준)대로 2020년에는 40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렌털 가전이 하이테크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진입장벽이 낮다”면서 “정수기 렌털은 이미 포화상태가 됐고 앞으로는 아이템 싸움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웅진이 코웨이 인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웅진은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렌털 사업 진출과 코웨이 인수를 투트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3조원대로 추정되는 인수 자금 마련이 관건이다.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현재 웅진의 자금력으로는 인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인수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밝혔지만 돌아온 웅진의 저력을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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