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자영업자

안정적인 직장을 관두고 창업을 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퇴직금은 창업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이들도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창업한 자영업자들이 비일비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당을 창업한 김미나(39ㆍ가명)씨도 대출금 부담이 커 현금 흐름이 꽉 막힌 사례다.

자영업자라면 비상 예비자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자영업자라면 비상 예비자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5월 5인 미만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8000명(-0.8%)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째 감소세다. 자영업자의 미래를 밝게 점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이 발표한 ‘서울시 생활금융지도’에 따르면 서울시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172만원으로 임금근로자 평균(223만원)에 훨씬 못 미쳤다. 그나마 30대 자영업자의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30대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215만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한집 건너 한집이 폐업하는 자영업 시장에서 미래를 낙관하는 자영업자는 많지 않다. 음식점을 창업한 지 1년 6개월차인 김미나(39ㆍ가명)씨도 고민이 많다. 음식점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김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식당 운영을 꿈꿨다. 퇴사 후 퇴직금과 3억여원의 대출을 받아 창업을 했다.

상권도 나쁘지 않았다. 대학교 인근에 위치해 젊은층이 고객의 주를 이뤘다. 하지만 방학 때가 되면 손님이 뚝 끊겼다. 월평균 소득은 1000만원에 달했지만 갚아야 할 대출이 수두룩한 데다, 계절마다 매출이 들쭉날쭉했다. 김씨는 “직장에 다녀도 40대 후반이면 퇴직을 고민해야 하는데, 일찍 창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 보니, 벌어도 나가는 돈이 많은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수기에는 벌이가 괜찮은 편이지만 비수기에는 적자가 나는 구조다”면서 “소득과 지출의 균형을 맞춰 미래에 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Q1. 지출구조

대학 상권에서 식당을 하는 김씨의 월 소득은 들쭉날쭉하다. 학생들이 많은 성수기에는 월 소득이 3000만원에 달하지만 방학을 포함한 비수기에는 매출이 뚝 떨어진다. 월평균 소득은 1000만원 안팎이다. 대출금액은 총 3억6300만원이다. 주택담보대출(3억원) 124만원, 소상공인대출(3000만원) 20만원, 개인신용대출(2500만원) 30만원, 카드할부금(800만원) 400만원 등이다. 빚 갚는 데만 월 574만원이 드는 셈이다.

여기에 청약저축 2만원, 국민연금 7만원, 노란우산공제 20만원 등 비소비성지출은 603만원이다. 소비성지출로는 월세 200만원, 생활비 150만원, 교통비 30만원, 통신비 10만원, 건강보험료 12만원 등이었다. 여기에 경조사쇼핑휴가비용 등 비정기지출이 연간 975만원으로 월평균 81만원가량이었다. 소비성지출은 총 483만원이다. 매달 1086만원을 쓰는 셈으로 초과지출이 86만원에 달했다.

Q2. 문제점

김씨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비상금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자영업자는 월평균 소득의 2~3배 이상을 비상 예비자금으로 마련해 둬야 한다. 또 개인용 계좌와 사업용 계좌를 분리해 비상예비자금 규모를 책정해야 한다. 연금 용도로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다는 점도 문제였다. 노란우산공제는 비상시 긴급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입출금이 어려운 노란우산공제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자칫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국민연금도 직장인과 달리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불입해야 하는 국민연금의 총액을 계산해보고, 납입금 규모를 정하는 게 좋다. 매달 81만원에 달하는 비정기지출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성수기 3000만원가량의 초과수익으로 대출 원금을 우선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었다.

Q3 해결점

먼저 월 400만원에 달하는 카드할부금을 해결하기로 했다. 올해 3월부터 성수기에 벌어들인 초과수익 3000만원 중 800만원으로 카드빚을 모두 갚아 매달 나가던 400만원을 절약했다. 나머지 2200만원은 비상예비자금(CMA)으로 모으기로 했다. 월 81만원씩 나가던 비정기지출도 생활비 내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출 481만원을 줄였다. 매달 초과지출하던 86만원을 제하고도 잉여자금 395만원이 남는다. 잉여자금은 모두 CMA 통장에 모으기로 했다. 비상예비자금을 충분히 모은 후에 구체적으로 노후에 대비하기로 했다. 현재 김씨에게는 재테크보다 현금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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