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트렌드X」 맞춤화하는 경제, 대중 아닌 개인의 시대

미래 예측을 위해 작은 집단들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래 예측을 위해 작은 집단들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날 ‘유튜브’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기업들을 제치고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누구나 어디서든 자기 콘텐트를 만들 수 있고 여론과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온라인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기존의 미디어를 뛰어넘고 있다. 아무리 색다른 선택을 한다 해도 취향이 동일한 사람 10만명을 모으기란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인구의 1%에도 못 미치는 작은 집단이 시장을 만들고,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고, 산업계와 사회를 변동시키는 시대가 됐다.

워싱턴 제1의 영향력자인 마크 펜은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것은 사회 전반의 거대 기류가 아닌 작은 집단들 속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변화”라고 주장해 왔다. 자신이 쓴 2008년 베스트셀러 「마이크로트렌드」에서 그는 ‘작은 집단의 행동이 그 집단을 넘어 미국 전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설명했다. 10년 전 진행 중이던 변화를 포착하고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다. 그의 주장대로 한 의류업체는 자외선을 피하려는 사람들을 겨냥해 상품군을 바꿔 큰 이득을 봤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크레이머는 방송에서 마이크로트렌드를 소개하며 그것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을 설명했다. 그 책에서 영감 받은 영국 토리당은 떨어져 사는 부부들을 위한 세액공제를 신설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세상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마크 펜은 ‘1%’들이 만드는 마이크로트렌드의 영향력이 10년 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말한다. 메러디스 파인만과 함께 쓴 「마이크로트렌드 X」에서 “메가 트렌드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주장한다. 스타벅스 커피 종류만큼 경제는 맞춤화돼 가고 대중의 선택은 어느 때보다 개별적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금 세상이 이해할 수 없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대립되는 기류가 부딪쳐 일어나는 권력 이동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어떤 현상이나 트렌드가 ‘한 방향’이 아닌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밀레니얼 세대가 주류로 자리 잡자 기성세대가 다시 세를 과시하는 것, 실리콘밸리와 신경제가 도약하자 구경제의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같은 현상들이다. 이 책은 사회·정치·문화에서 상반된 기류들이 주도권을 두고 형성하는 혼돈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50개의 신종 마이크로트렌드는 지난 10년간 일어난 변화의 물결 속에서 탄생했고, 앞으로 10년간 점점 더 영향력을 키워갈 것들이다. 가령, 비주류 유권자와 반동의 정치가 되살아난 대목은 지난 미국 대선과 한국의 정치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양한 기술과 사회운동, 데이트 방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구성 요소가 어떤 양상으로 발전할지를 낱낱이 파헤친다. 아울러 예측과 분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미래의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세 가지 스토리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마쓰다 유키마사 지음 | 우듬지 펴냄


디자인의 세계는 오묘하다.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심오해진다. 색은 저마다 다른 느낌을 갖고 있으며 시대와 장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장식은 채우기보다는 비울 때 매력이 더해지는 경우가 더 많다. 40년간 북 디자인을 맡아온 저자가 디자인의 매력을 색·장식·레이아웃·로고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정리했다. 평소 그래픽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있던 독자라면 읽어볼 만하다.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김형오 지음 | 아르테 펴냄


김구는 흔히 임시정부를 이끈 지도자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변곡점이 많다. 옥살이와 긴 망명생활을 겪었음에도 그는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리더십,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구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리기 위해 저자가 펜을 든 이유다. 그는 「백범일지」를 문답형 형식으로 쉽게 풀어썼다. 이 책은 김구를 존경하지만 잘 알지는 못했던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인사이드 세른」
안드리 폴 지음 | 열화당 펴냄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세른(CERN)은 물리학의 비밀을 속속 밝혀낸 권위 있는 연구소다. 이 연구소를 보기 위해 매년 10만명이 다녀간다. 하지만 세른의 과학자들이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다. 사진작가인 저자는 세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이곳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낙천적이고 꾸밈없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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