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 증산 합의했지만 …
유가 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
증산에 긍정적인 사우디 행보가 열쇠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6월 26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73.44달러(약 8만2216원)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도 70달러대를 넘어섰다.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에 합의한 이유다. 하지만 실제로 유가가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불확실한 요소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증산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변수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일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합의하자 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주요 산유국은 OPEC 정례회의에서 약 150%(5월 기준)에 이르는 감산 이행률을 10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합의안은 7월 1일 적용됐다. 전문가들은 “합의안대로라면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80만~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증산 합의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에선 주요 산유국이 2016년 말 감산에 합의했을 때와 달리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는 점을 꼬집는다. 증산 규모가 구체적이지 않고 국가별 할당량을 정하지 않았다는 거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증산 규모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이런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증산 여력이 충분한 산유국이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202만 배럴)와 이라크(33만 배럴), 러시아(25만 배럴) 등 6개국을 제외한 대다수 산유국의 생산 여력은 하루당 5만 배럴을 밑돌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낙관적인 의견도 나온다. 무엇보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점은 낙관론을 부추긴다.
 

OPEC 정례회의 직후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증산이 어려운 산유국을 대신해 더 많이 증산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산 이슈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유가 급등 시 산유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엿볼 수 있었다”면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추가 증산 가능성이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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