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늙는 법

나이 듦과 성공적으로 나이 듦은 다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나이 듦과 성공적으로 나이 듦은 다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82세와 87세. 남자와 여자의 평균 수명(통계청)이다. 1970년과 비교하면 10년 가까이 늘어났다. 60세 정년을 채우고 은퇴한다 해도 20〜30년의 인생이 남아있는 셈이다. 여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은 인간 공통 욕구다. 여기에 부응해 탄생한 노년사회학적 용어가 ‘성공적으로 나이 듦’이란 뜻의 석세스풀 에이징(successful aging)이다.

석세스풀 에이징이란 말은 미국에서 처음 태어났다. 이 용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좋은 인생을 보내면서 천수天壽를 다하는 것’이다. 그 속에는 ‘삶의 보람’이나 ‘행복한 노년’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전문가들은 석세스풀 에이징의 요건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략 장수, 삶의 질(QOL), 사회 공헌(Productivity) 등을 꼽는다. 석세스풀 에이징의 몇가지 모델을 소개한다. 

우선 사회학적 모델인데, 1950년께 제창된 ‘활동이론’이란 것이다. 이 이론은 노인도 중년과 마찬가지의 심리ㆍ사회적 요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은퇴를 조장하는 사회적 풍조를 부정한다.

참고로 이런 활동이론과 반대되는 의견이 ‘이탈離脫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모든 사회 시스템을 고령자에서 젊은 사람에게 권력을 이전하고, 노인도 사회의 요청에 따라 권력을 젊은 사람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반대 주장을 펼친다.

다음은 심리학적 모델이다. 심리학에서는 ‘성장ㆍ발달의 관점에서 상정되는 양호한 심리 상태’를 석세스풀 에이징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심리적으로 양호한 상태란 자기 수용, 인생의 의미, 환경 제어, 인간적인 성장, 자율성, 긍정적인 인간관계의 6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쇠퇴’를 겪게 된다. 이런 변화를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심리적 상태가 ‘성공적인 나이 듦’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학적 모델이다. 의학 분야에서는 1990년에 발표된 모델이 있다. ‘노화와 관련된 변화는 인위적으로 제어 가능한 위험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학에서는 ‘에이징(agingㆍ나이 듦)’과 ‘석세스풀 에이징(성공적으로 나이 듦)’을 구별하고 있다. 의학적인 석세스풀 에이징은 ‘질환을 앓고 있지 않거나, 질환의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지 않고, 기능에 장애가 없이 사회 참여를 하고 있는 경우’라고 정의한다.

한국인들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21.3%에 이른다. 그 뒤를 심장 질환(11.8%)과 뇌혈관 질환(8.8%) 등이 잇고 있다. 석세스풀 에이징은 이런 질병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건강하게 노년 생활을 맞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쨌거나 석세스풀 에이징의 다양한 요소를 충족하기 위해 무릎과 척추의 건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사회활동에 대한 의욕이 강해도 두 발로 당당하게 걸어 다닐 수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균태 튼튼마디한의원 제주점 원장 kkunta@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