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특약] 입으면 살 빠지는 ‘콜드 숄더’의 비밀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특약] 입으면 살 빠지는 ‘콜드 숄더’의 비밀
  • 백윤정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호수 295
  • 승인 2018.07.06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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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옷

후텁지근하다. 여름 초입이다. 이때쯤이면 많은 이들이 다이어트로 고민할 것이다. 혹자는 가만히 있어도 살을 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흥미롭게도 그런 방법은 실제로 있다. 옷을 잘만 입으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살이 찔 수도, 빠질 수도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살이 찔 수도, 빠질 수도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해마다 여름이 성급하고도 빠르게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벌써 덥다. 아마 많은 이들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질 게다. 더우면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노출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힘들여 운동을 하거나 식사량을 조절하거나 의학의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고민하고, 또 실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옷만 입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면 얼마나 편할까. 물론 필자는 시간 맞춰 약을 먹거나 두려움을 갖고 병원을 가지 않으려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게을러서 쉽지가 않다. 때문에 덜 먹는 것보다는 입기만 해도 다이어트가 되는 옷이 좀 더 구미 당긴다.

게다가 ‘옷으로 하는 다이어트’는 허무맹랑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 출시된 ‘콜드 숄더(cold shoulder)’가 바로 ‘다이어트가 가능한 옷’이다. 콜드 숄더는 장시간 저온이 유지되는 냉매제가 부착된 냉각 조끼라고 생각하면 쉽다. 

냉각 조끼란 말 그대로 입으면 시원해지는 옷이다. 사실 더위가 일정 온도 이상일 때는 가급적 활동을 멈추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제철소 용광로 옆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처럼 더운 환경에서도 쉬지 못하고 활동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냉각 조끼는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다. 냉각 조끼는 피부 온도나 의복 내 온도를 직간접적으로 식혀주는데, 이를 통해 무더위에도 인체가 체력을 소진하거나 탈진하는 상황을 최대한 지연 혹은 예방한다. 

냉각 조끼는 여름철 인체의 체온조절을 도와주는 보조 냉방 의복으로 이미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군 전투용 냉각 조끼, 경찰관용 착탈식 냉각 조끼, 농촌 서열작업용 냉각 조끼, 낚시나 수상레저용 냉각 조끼, 용접용 순환 냉각 조끼, 소방관들을 위한 냉각 조끼 등을 이미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다. 

평범한 옷으로 다이어트 될까

콜드 숄더는 이런 냉각 조끼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냉각 조끼는 더운 여름에 사용하는 반면 콜드 숄더는 약간 추울 때 착용하는 옷이다.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항상성을 위해 열을 내뿜고(산열), 이를 통해 체온을 조절한다. 그리고 산열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비된다. 콜드 숄더는 바로 이런 원리를 그대로 적용시킨 거다. 

 

추울 때 콜드 숄더를 착용하면 인체는 지속적인 추위에 노출된다. 산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총 에너지 소비량은 많아진다. NASA 보고서에 따르면 약간 추운 환경에서 콜드 숄더를 착용하면 서양인 기준으로 하루 평균 500㎉까지 에너지가 소비된다. 필자가 “콜드 숄더를 입고 있으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NASA의 보고서 때문에 일부에선 2014년 NASA의 연구결과가 러시아로 유출되면서 갑작스럽게 이 옷이 상용화됐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의복환경학자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이를 연구해왔고, 콜드 숄더는 그동안의 연구결과가 의복으로 응용된 제품이다. 

그렇다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선 반드시 콜드 숄더를 입어야만 할까. 그렇지 않다. 작동 원리만 제대로 이해하면 누구나 손쉽게 다이어트 옷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일반적인 옷으로도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이미 1980년대에 ‘긴 바지, 양말, 운동화’ 혹은 ‘무릎길이 치마, 스타킹, 구두’ 중 하나를 선택해 겨울철 내내 입도록 하는 ‘착의훈련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치마를 입은 그룹의 종아리 굵기가 더 가늘어졌다.

 

겨울을 너무 따뜻하게, 여름을 너무 시원하게 지내면 건강에 좋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겨울을 너무 따뜻하게, 여름을 너무 시원하게 지내면 건강에 좋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한 겨울철에 약 4주간 얇은 옷을 입는 착의훈련을 한 다른 연구에선 옷을 적게 입은 훈련을 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내한성(추위에 견디는 능력)이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혈관 탄성이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착의훈련으로 얻어진 내한성은 착의훈련 이후 약 1년까지도 유지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연구결과는 내열성(더위에 견디는 능력)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이런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답은 간단하다. 따뜻하게 입지만 않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다만 ‘따뜻하게 입지 않는다는’ 의미가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여름엔 덥게 겨울엔 춥게

일례로 19세기 엠파이어드레스(실루엣을 강조한 얇은 드레스)가 유행했던 시기에 러시아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폐렴과 같은 폐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다. 무작정 일방적으로 착의량을 정하는 건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의복환경학자들은 개인의 건강상태에 맞게 의복을 처방해주는 의복처방사라는 직업이 미래에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금 덥다고 바로 에어컨을 켜고 조금 춥다고 바로 난방기를 켜는 등 개인의 감각에 의존한 의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불편하고 번거롭겠지만 내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되고 에너지 절약까지도 되는 의생활을 해보면 어떨까. 오늘부터 다이어트 옷으로 해보자. 
백윤정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yjbaek98@snu.ac.kr│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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