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권후보 밋 롬니의 승부수

▲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밋 롬니(왼쪽)가 8월 11일 버지니아주 마나사스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폴 라이언과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미 대선이 8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가 승부수를 띄웠다. 런닝메이트로 젊은 피 폴 라이언(42)을 지명한 것이다. 라이언은 인지도가 낮고 외교 경험이 전무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롬니가 그를 선택한 이유다.

 
미공화당 대선후보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8월 11일 오전 퇴역전함 ‘USS 위스콘신’ 앞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를 지명했다. 젊은 데다 외모까지 준수한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이다.

라이언은 수락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많은 약속을 했지만 미국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며 “오바마가 일으킨 문제를 롬니가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저격수’라는 명성대로 그는 부통령 후보의 첫 발걸음부터 신랄하게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했다.

라이언은 정치경력 14년의 7_0선 의원이다. 1988년 28세 때 고향 위스콘신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된 후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롬니가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올해로 65세가 된 롬니에게 젊은 라이언은 누가 봐도 최고의 파트너임에 틀림없다. 라이언의 서민적 이미지도 롬니에게 득이 될 전망이다. 라이언은 16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맥도날드 가게에서 일하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온 반면 롬니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사업가로 성공했다.

롬니의 결정적 약점인 ‘종교’도 라이언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롬니는 그동안 미국의 비주류 종교인 몰몬교 신자라는 이유로 천주교도로부터 외면을 받아왔다. 반면 라이언은 천주교 신자다. 롬니로선 라이언을 통해 ‘천주교도’를 흡수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라이언이 강경보수파의 예산전문가로서 반反오바마 세력을 이끄는 핵심인물이란 점이다. 현지 언론은 “온건한 이미지를 가진 롬니가 라이언을 지명함으로써 전통적 보수층을 흡수함은 물론 민주당의 재정정책에 대해 확실한 대응책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의 최대 변수는 ‘경제’

 
실제로 라이언은 ‘티파티(보수적 유권자)’의 열렬한 지지를 등에 업고 오바마 대통령과 재정 분야에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증세(이른바 버핏세)를 주장했을 때 라이언은 계급투쟁이라고 맞받아 쳤다.‘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예산에 대해서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라이언이 오바마를 일관되게 비판해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롬니가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예산과 세금문제를 전면에 부각시켜 오바마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언의 등장으로 미국 대선의 최대 변수는 ‘경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공화당의 샛별’로 떠오른 라이언이 ‘부자감세’라는 비난과 낮은 지지도라는 약점을 넘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용어설명
티파티 :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반대하는 보수성향의 유권자를 통칭. 티파티에서 티(TEA)는 ‘세금을 낼 만큼 냈다(Taxed Enough Already)'는 의미다.

심하용 기자 stone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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