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지방보고서 : 지방대생의 비애
[BOOK Review] 지방보고서 : 지방대생의 비애
  • 이지은 기자
  • 호수 297
  • 승인 2018.07.1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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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왕의 사회학」 지방 청년들을 탐구한 사회학적 고찰
지금,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은 '생존'이라는 가치에 붙잡혀 살 수밖에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은 '생존'이라는 가치에 붙잡혀 살 수밖에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청년 담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대생 이야기를 담은 논문 「복학왕의 사회학: 지방대생의 이야기에 대한 서사 분석」이 발표돼 학계를 뜨겁게 달궜다. 저자인 최종렬 계명대(사회학) 교수는 왜 한국 사회는 지방대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지, 왜 지금의 청년 담론은 수도권 중심인지를 날카롭게 지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에 출간된 「복학왕의 사회학: 지방 청년들의 우짖는 소리」는 지방대 재학생 이야기가 주였던 논문과 달리 지방대 재학생에 이어 지방대 졸업생들의 삶의 경로도 다룬다. 현재를 사는 지방 청년들이 ‘왜 이렇게 살아갈까’라는 의문에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지방대생 부모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저자는 지방대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를 심층 면접해 ‘가족의 행복’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독특한 가치관과 그 원인을 밝혀낸다.

저자는 지방 청년들의 세계를 연구하게 된 이유를 “그들이 더 나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라고 설명한다. 각종 청년 담론이 쏟아지며 청년들이 ‘신자유주의에 매몰돼 몰정치적이며 자기계발에만 힘쓰는 속물’이라고 비난 받자 저자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자신이 봐왔던 지방 청년들의 삶은 그것과 달랐을뿐더러 이런 비난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생존’이라는 가치에 붙잡혀 살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는 저자도 아프게 공감한다. 지방에도 생존 경쟁은 벌어지고 있고 서울과 다르지 않게 취업을 위한 경제·경영학과 수업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학자이자 교육자인 저자는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말한다. 9급 공무원이 돼 평범한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게 꿈인 학생들에게 “학과 공부는 뒷전인 채 토익 공부나 취업 과목을 수강한다”고 비판만 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사회학적 방법으로 지방 청년들을, 지방대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대상은 대구·경북 지역의 2·3위권 대학의 재학생들과 그 학교 졸업생들, 그리고 부모들이다.

‘적당주의’로 살 수밖에 없는 지방대생의 우울한 미래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지방대생이 견고한 가족이라는 유대관계를 깨고 독립 생존할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면서 “국가가 가족에게 부당하게 지워준 책임과 짐을 나눠 짊어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방대생이 가족 밖으로 나와 살 수 있도록 가족의 역할을 국가가 대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수도권 중심의 청년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 사회는 왜 서울 중심으로만 돌아가는지, 지방에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얼마나 열악한지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지방 보고서’가 됐다. 이 책은 청년 담론뿐만 아니라 지방의, 지방인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돼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두 얼굴의 백신」

스튜어트 블룸 지음 | 박하 펴냄

현대의학의 지표이자 공공보건의 산물인 백신. 생후 12개월까지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은 9개에 이른다. 이러다보니 백신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면서 백신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책은 논란이 무성했던 백신들의 탄생 과정을 자세히 파헤치면서 백신을 향한 의심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조명한다. 인류를 질병에서 구원한 백신이 질타를 받는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H. 프랭크 지음 | 글항아리 펴냄

요즘 세상에선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실력과 노력은 물론이고 행운도 뒤따라줘야 한다. 사소한 운이 결과를 완전히 뒤바꾸는 경우가 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운’을 과소평가하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떻게 가까스로 코넬대 교수가 될 수 있었는지, 무명의 알 파치노가 어떤 경위로 ‘대부’의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었는지 등을 흥미롭게 다룬다.

「인공지능의 존재론」
이중원 외 8명 지음 | 한울아카데미 펴냄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AI)은 알파고와 자율주행 등의 개념을 통해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인류는 AI의 출현으로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윤리적·사회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번쯤 인간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의 본성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인공지능이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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