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혁신, 전략, 맷집… 현대차 생존비책 세가지
[김필수의 Clean Car Talk] 혁신, 전략, 맷집… 현대차 생존비책 세가지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297
  • 승인 2018.07.19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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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출구 찾으려면…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봉착했다.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는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밖에선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 부과로 으름장을 놓고, 중국에선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지배구조 개편안도 외국 투자자들의 반대로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현대차그룹에 이런 위기를 버틸 내성이 없다면, 그룹의 미래도 없다. 

우리나라 1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빠졌다.[사진=뉴시스]
우리나라 1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빠졌다.[사진=뉴시스]

한국경제 상황이 신통치 않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피부로 느끼는 불황의 정도는 무척 심각하다. 그렇다고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4월 전망치(3.0%)보다 0.1% 포인트 낮췄다. 잇따른 고용 쇼크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되고 취업자수 증가폭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문제는 그중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 자동차라는 점이다. 수많은 벤더들이 얽히고설켜 있는 자동차 업계가 부진에 빠지면 한국경제가 휘청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조짐은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진행형인 한국GM의 문제는 한국경제를 벌집 쑤시듯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GM군산공장의 폐쇄는 해당 지역경제까지 마비시켜놨고, 그 후유증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완성차 업계를 견인하는 현대차그룹의 내부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은 이를테면 ‘비상신호’다. 물론 현대차그룹의 최근 실적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고질병에 가까운 ‘고비용 저생산’ 구조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강성노조의 이기적인 모습도 현대차의 발목을 낚아채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협상이 해를 넘기면서 간신히 해결됐는데, 올해 다시 협상안으로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 “1년에 임단협 협상을 두번이나 하는 완성차 업체”라는 빈축을 당할 우려까지 있다. 이미 현대차 노조는 13일 부분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노조의 반대로 ‘광주 위탁형 자동차 공장’ 건립도 꼬이고 있다. 이 공장은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ㆍ사ㆍ민ㆍ정이 모두 참여해 ‘반값 연봉’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구현하는 게 골자다. 2016년 기준 국내 완성차 5개사 연평균 임금 9213만원의 절반 수준인 연봉 4000만원, 직간접 고용 인원 1만~1만2000명, 완성차 연간 10만대 생산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현대차는 올해 6월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노조 측은 임금 하락과 고용 불안정을 이유로 반대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해외 수입차 관세 25% 부과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적자로 빠뜨린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지만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 입장에선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25% 관세 부과 대상으로 확정되면 현대차의 미국 수출이 늪에 빠질 게 분명해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문제로 반토막 난 중국시장도 현대차에는 골칫거리다. 독일차나 일본차와 같은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부족한 현대차로선 상하이자동차(SAIC), 충칭창안자동차, 지리자동차 등 급부상 중인 중국 로컬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데, 사드 문제는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중국 로컬기업은 디자인 수준, 가성비 등이 우리와 별 차이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지배구조 개선이 늦춰지고 있는 점도 리스크다. 현대차는 올해 3월 현대모비스 분할ㆍ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가 외국계 주주로부터 비판을 받고 철회했다. 특히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분할과 현대글로비스 합병 비율이 부당하게 책정됐다”며 반발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합병비율 조정과 사업분할 타당성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외국계 주주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플랜B’가 먹힐지도 미지수다.

주 52시간 근무제도,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법인 전기비 인상 등 단기적으로 기업 운영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숱하게 많아졌다. 장기적으론 옳은 방향이더라도 이런 흐름을 기업들이 버틸 만한 내성耐性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한편에선 “투자는커녕 운영조차 어렵게 만드는 경착륙 요소뿐이다”면서 정부 정책을 힐난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면서 단기적 위험요인을 제거해야 할 때다. 현대차가 이런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고 세계시장에 우뚝 설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지금일지 모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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