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만한 기피시설

군軍 부대, 교도소, 지하철 차량기지…. 사람들이 기피하는 혐오시설이다. 이런 시설이 있는 지역의 집값이 낮은 이유다. 하지만 이런 시설이 이전했을 때를 가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금싸라기땅이 될 수 있는 기피시설 부지를 살펴봤다. 백조를 꿈꾸는 미운 오리새끼들의 땅이다.

군부대 부지는 지리적 여건이 훌륭하기 때문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할 여지가 크다.[사진=뉴시스]
군부대 부지는 지리적 여건이 훌륭하기 때문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할 여지가 크다.[사진=뉴시스]

지하철ㆍ백화점ㆍ복합쇼핑몰ㆍ대학교 등은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적인 선호시설로 꼽힌다. 이런 시설이 들어서면 그야말로 ‘개발호재’다. 이유는 간단하다.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집값을 올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이 이런 시설들을 두팔 벌려 환영하는 이유다. 반대로 지역 주민들이 꺼리는 기피시설, 혐오시설도 있다. 군기지, 교도소, 지하철 차량기지 등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기피시설이 있는 지역은 주변보다 집값이 낮다.

하지만 필자는 선호시설보단 기피시설이 있는 곳을 눈여겨볼 것을 추천한다. 현재는 값이 싸지만 미래엔 금싸라기땅으로 변할 수도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는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다. 육군 도하부대가 있던 독산동에 들어선 롯데캐슬 골드파크(지난해 11월 입주)는 지난해 2분기 3.3㎡당(약 1평) 1006만원이던 시세가 4분기 1204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지역 시세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독산동의 지난해 1분기 대비 올 1분기 집값 상승폭은 204만원으로, 같은 기간 금천구(102만원), 서울시(165만원)의 상승폭을 크게 웃돌았다.

군부대가 있던 곳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통상 군부대는 원활한 작전수행을 위해 지리적 여건이 좋은 곳에 자리 잡는다. 부지도 넓어 주거 및 도심편의시설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용이하다. 2014년 9ㆍ1대책이 시행된 이후 3년간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돼 있어 개발부지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은 군부대 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또다른 기피시설인 교도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도소는 이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호재다. 교도소가 이전하고 남은 부지에 개발사업까지 진행된다면 금상첨화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옛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부지가 그런 사례다. 2015년 영등포교도소가 철거되면서 이 부지엔 아파트ㆍ공원ㆍ쇼핑몰ㆍ보건소ㆍ세무서 등 행정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더구나 이 지역은 지하철 1호선 개봉역, 서부간선로, 남부순환로 등과 가까워 교통환경이 뛰어나다. 

지하철 차량기지도 기대를 걸어볼 만한 기피시설이다. 개발부지 부족으로 서울에 있는 차량기지들의 이전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서다. 최근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차량기지는 도봉구 창동ㆍ강서구 방화ㆍ양천구 신정ㆍ구로구 구로차량기지 등 총 4곳이다. 

이들 지역은 벌써부터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창동차량기지는 창업ㆍ문화 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하는 등 진척이 가장 빠른데, 인근 아파트 단지인 ‘동아청솔’은 지난해 1월 3억원대 후반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약 25평) 가구가 올 3월 5억6500만원으로 치솟았다. 다만, 모든 차량기지의 이전이 확정된 게 아니라는 점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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