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은 ‘사람의 말’을 점찍었다

구글의 새 운영체제(OS)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OS 안드로이드와 비교했을 때 ‘음성 인식’ 기능이 강한 OS다. 전문가들이 구글의 새 OS를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한 포석이라고 분석하는 이유다. 새 OS의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다. 구글의 신사업 중엔 실패한 게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구글의 새 OS에 이목이 모이는 건 그들의 ‘다음 수’가 미래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구글이 새 OS를 개발 중인 이유를 취재했다. 

2017년은 구글의 해였다. 지난해 구글은 매출 1108억 달러(약 124조원)를 기록했다. 실리콘 밸리 기업의 연매출이 1000억 달러를 넘은 건 애플·아마존에 이어 세번째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수입만으로 이런 놀라운 성과를 냈다. 온라인에서 구글은 ‘1인자’다. 세계인의 90.8%가 구글로 정보를 검색한다. 스마트폰 10대 중 8대는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지난 1월 새로운 OS ‘퓨시아(Fuchsia)’를 공개했다. 업계에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퓨시아는 안드로이드와 시장이 겹치는데, 안드로이드는 이미 시장을 독점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럼 구글은 왜 새로운 OS를 선보였을까. 이 질문의 답은 퓨시아의 차별성에서 찾을 수 있다. 퓨시아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복잡한 문장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히 음성인식 기능을 얹힌 안드로이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를 감안할 때 퓨시아는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음성 명령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기술에 더 적합하다. 구글이 앞날을 대비해 퓨시아를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구글이 당장 OS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 안드로이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퓨시아를 외면하면 구글은 거대한 시장을 잃을수 있어서다. 퓨시아가 실패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스마트 안경·모듈식 스마트폰 등 구글이 소리소문 없이 프로젝트를 중단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구글이 새 OS를 준비하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병태 카이스트(경영학) 교수는 “구글은 플랫폼 장악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이라면서 “퓨시아는 안드로이드가 경쟁력을 잃었을 때를 대비한 수”라고 설명했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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