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색 이야기

❶ Above Vitebsk(비테프스크 위에서), 연도 미상,판지에 과슈‧수채‧흑연‧크레용, 515×643㎜ ❷ The Lovers(연인들), 1937년, 캔버스에 유채, 108×85㎝.[사진=한가람미술관 제공]
❶ Above Vitebsk(비테프스크 위에서), 연도 미상,판지에 과슈‧수채‧흑연‧크레용, 515×643㎜ ❷ The Lovers(연인들), 1937년, 캔버스에 유채, 108×85㎝.[사진=한가람미술관 제공]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마르크 샤갈(1887~1985년)은 굴곡진 삶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흐나 고갱 같은 고독한 천재 미술가와는 다른 생을 살았다. 샤갈이 이야기하는 색은 ‘사랑의 색’이다. 그는 아내 벨라뿐만 아니라 가족과 고향, 자연과 문학을 모두 사랑했다. 비록 러시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했다. 사랑을 통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봤고 작품을 통해 생의 기쁨을 노래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26일까지 열리는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은 샤갈의 사랑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유대인 문화ㆍ예술 수집품을 소장하고 있는 국립이스라엘 미술관이 기획한 컬렉션이다. 샤갈과 그의 딸 이다(Ida)가 직접 기증하거나 세계 각지의 후원자들로부터 기증받은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❸ The Lovers(연인들), 1954~1955년, 종이에 과슈‧먹‧와시‧수채, 530×470㎜ ❹ Pair of Lovers and Flowers(사랑하는 연인들과 꽃), 1949년, 컬러 리소그래피, 649×481㎜ ❺ David(다윗), 1956년, 종이에 먹‧과슈‧수채물감‧흑연, 356×265㎝, Israel Museum Jerusalem by Avshalom Avitalⓒ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ChagallR.[사진=한가람미술관 제공]
❸ The Lovers(연인들), 1954~1955년, 종이에 과슈‧먹‧와시‧수채, 530×470㎜ ❹ Pair of Lovers and Flowers(사랑하는 연인들과 꽃), 1949년, 컬러 리소그래피, 649×481㎜ ❺ David(다윗), 1956년, 종이에 먹‧과슈‧수채물감‧흑연, 356×265㎝, Israel Museum Jerusalem by Avshalom Avitalⓒ ADAGP, Paris - SACK, Seoul, 2018, ChagallR.[사진=한가람미술관 제공]

전시는 샤갈의 생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유대인’과 고향 ‘비테프스크 시절’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다. 러시아 비테프스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샤갈은 러시아를 떠나 베를린ㆍ파리ㆍ미국을 돌며 여러 문화를 받아들였다. 비테프스크의 기억은 이후 샤갈에게 큰 영감을 줬고, 그는 평생 고향을 그리워했다.

문학과 인연이 깊었던 샤갈은 판화ㆍ삽화에도 능했다. 이번 전시에선 회화ㆍ판화ㆍ삽화ㆍ태피스트리ㆍ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혼을 엿볼 수 있다. 여러 삽화와 서적, 피카소와 함께 판화를 제작하던 모습 등을 통해 종합예술가로서 활동했던 샤갈의 삶이 새롭게 조명된다.

이번 전시는 초상화, 나의 인생, 연인들, 성서, 죽은 혼, 라퐁텐의 우화, 벨라의 책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샤갈의 작품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순수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뜨거운 여름, 그의 작품 속에 담긴 낙천주의와 희망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위로가 돼 줄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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