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라미데 ❷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조아키노 안토니오 로시니’는 오페라 ‘세미라미데’를 5주 만에 완성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리 백작’ 등 가벼운 희극을 주로 만들었던 로시니에겐 이례적인 시도였다. 짧은 시간에 만들었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음악은 웅장하고 경쾌하다. 멜로디는 독창적이고 아름답다. ‘세미라미데’가 로시니의 작품 중 소재나 음악적으로 가장 발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오페라의 원작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가 볼테르가 1748년 완성한 비극 「세미라미스」다. 1823년 2월 3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됐다.

오페라 ‘세미라미데’는 고배 바빌로니아 왕가의 비극을 주제로 하고 있다.[사진=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페라 ‘세미라미데’는 고배 바빌로니아 왕가의 비극을 주제로 하고 있다.[사진=메트로폴리탄 오페라]

♬ 2막 = 바빌로니아 왕궁의 입구. 세미라미데 여왕의 정부였던 아수르 왕자는 15년 전 여왕과 함께 니노 왕을 살해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는 약속을 어기고 바빌로니아 군대의 사령관 아르사체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하는 세미라미데 여왕을 협박한다. 하지만 세미라미데 여왕은 아수르의 협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되레 니노 왕을 죽인 음모를 스스로 밝히겠다며 아수르를 위협한다.

니노 왕의 무덤. 제사장 오로에가 아르사체와 함께 니노 왕의 무덤으로 향한다. 오로에는 아르사체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이야기 한다. “당신이 바로 니노 왕의 아들 ‘니냐’ 왕자입니다.” 오로에는 아르사체에게 “나는 독살당했다. 니냐 왕자를 피신시켜 내 죽음의 복수를 하게 하라”고 적힌 니노 왕의 편지를 전달한다. 아르사체는 자신이 왕자라는 사실과 세미라미데 여왕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왕궁의 거실, 공주 아제마는 사랑하는 아르사체와 결혼할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잠시 후 아르사체가 도착하고 세미라미데 여왕에게 선왕이 남긴 편지를 보여준다. 아르사체가 잃어버렸던 아들임을 알게 된 세미라미데 여왕은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고백한다. 세미라미데 여왕은 운명을 감지한 듯 아르사체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말한다. 하지만 세미라미데 여왕이 자신의 친어머니임을 알게 된 아르사체는 아버지의 복수를 할 자신이 없어진다.

니노 왕의 무덤. 아수르 왕자, 아르사체, 세미라미데 여왕이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니노 왕의 무덤으로 향한다. 어둠 속 인기척을 느낀 아르사체가 칼을 휘두른다.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을 아수르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칼에 쓰러진 사람은 세미라미데 여왕이다. 그렇게 그녀는 아들의 손에 목숨을 잃는다. 잠시 후 자신이 죽인 사람이 어머니라는 걸 알게 된 아르사체는 죄책감에 목숨을 끊으려 한다. 하지만 몰려든 군중이 그를 왕으로 추대하고 아르사체는 바빌로니아의 왕이 된다. 선왕을 독살한 죄로 체포된 아수르 왕자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죗값을 치른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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