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과 사랑 이야기

한글자 음식을 피하면 뱃살을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글자 음식을 피하면 뱃살을 줄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대의 업무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것은 대화 중 흔한 일이다. 무엇보다 상대의 하는 일을 듣고 그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숙고하는 것이 대화의 시작점이라면 필자와 만나는 이들은 그 대화의 물꼬를 열기가 어렵지 않은 듯하다. “내 뱃살 어떻게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정해진 답변이 있다. 성질이 급하기로 유명한 한국 사람들은 빙빙 돌리기보다 핵심을 콕 집어 단번에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어쨌거나 제 뱃살을 내가 찌운 것도 아닌데 해법을 내라고 달려들 땐 난감하다. 이런저런 연유로 필자는 5분 안에 핵심 강의를 마치기로 한다. 짧은 5분의 시작은 면·떡·밥·죽·빵과 인슐린 호르몬, 그리고 술이다.

야식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긴 하지만 비만에 치명적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생략한다. 탄수화물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보편적 상식처럼 됐지만 그렇다면 3대 영양소 중 지방은 어떨까. 살이 안 찐다는 말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방은 식품의 발열 효과, 이를테면 음식을 섭취 후 이를 이용하기 위해 소화·흡수·대사, 이동 및 저장 시 발생하는 열 발생 에너지 소모율이 영양소 중 가장 낮다. 바꿔 말하면 체내에서 잉여 에너지로 저장되는 과정이 가장 쉬운 영양소라는 얘기다.

그럼 지방과 달리 자기 무게의 4배에 달하는 수분을 가지고 저장되는 면·떡·밥·죽·빵은 어떨까. 아침 식사로 간편식인 죽, 점심엔 면, 저녁엔 밥을 먹고 중간에 떡 한점 및 커피에 빵을 곁들였다면 살붙이는 오남매를 하루에 모두 섭렵한 셈이다. 빵과 밥을 식사라 치부하는 현실에서 시식용 컵에 담아준 우동을 호로록 마시듯 탄수화물을 매 끼니 적게 먹는 것은 괜찮을까.

칼로리는 낮더라도 밀도가 높은 당질을 통해 혈당치를 상승시켜 인슐린의 분비를 부추기기는 마찬가지다. 고당질의 음식을 빈번히 섭취하면 수시로 혈당치가 치솟고 체내에 지방을 저장하는 인슐린 호르몬은 분비량이 촉진돼 비만이 될 수밖에 없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식습관을 철저히 배제하거나 통제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언급해보자. 당질을 섭취하면 혈당은 상승한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체지방의 분해는 중단되고 남은 혈액 속 당(혈당)은 중성지방으로 변환된다. 인슐린 호르몬은 체지방의 축적을 촉진하는 동시에 체지방의 분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탄수화물에 중독된 우리의 식습관이 이 악순환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당질을 제한한 식사를 하면 식후에도 인슐린의 분비가 과하지 않으므로 만복 시에도 체지방이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다. 이것저것 다 빼면 뭘 먹으란 거냐며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먹을 것이 없는 게 아니다. 노력해 보지 않았거나, 먹고 싶지 않은 거지. <다음호에 계속>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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