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❶ 전기ㆍ전자

전기ㆍ전자 업종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반도체ㆍ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들까지도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수출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덕분에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도 꾀하고 있지만 안심할 때는 아니다. 중국기업들의 물량 공세가 본격 이어지면 언제든 악화할 수 있어서다. 그 때문인지 지난해 전기ㆍ전자업종의 이익의 질 수치엔 비상등이 켜졌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전기전자 업종의 이익의 질을 분석했다. 

전기ㆍ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의 질 수치에 비상등이 켜졌다.[사진=연합뉴스]
전기ㆍ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의 질 수치에 비상등이 켜졌다.[사진=연합뉴스]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한 1등 공신은 수출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여도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4.5%에 달했다. 수출이 주력 업종인 전기ㆍ전자기업들이 힘을 낸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반도체 활약상이 돋보였다. 2017년 반도체 수출액은 997억 달러로 전년보다 60.2% 늘었다. 이 분야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의 이익의 질 수치(낮을수록 양호)가 각각 74.0%, 74.5%로 100%를 하회한 건 이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전기ㆍ전자 업종에 기대고 있는 건 올해도 마찬가지다. 2018년 상반기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6.0%를 기록했지만, 반도체만 빼면 0.1%다. 이 때문에 반도체 호황이 끝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은 최대 리스크다.

조짐은 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선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DDR4 8Gb)의 23일 현물가격은 7.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18%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D램 마켓의 선두두자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공급량을 늘린 게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로선 2016년 ‘반도체 굴기屈起’를 선언하며 10년간 1166조원 투자 플랜을 발표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을지 모르지만 이런 전략은 늘 리스크가 상존한다. 언제든 ‘공급과잉→수익성 악화→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공산이 커서다. 스마트폰 시장도 심상치 않다. 특히 신흥국을 중심으로 저가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때문인지 전기ㆍ전자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이익의 질에 ‘부실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전기ㆍ전자 업종에 속한 39개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의 질은 82.3%. 글로벌 불황이 시작된 2008년(70.4%)과 불황의 터널을 지나던 2014년(74.6%)보다 되레 악화했다.

특히 LG전자의 이익의 질이 나빠진 건 주목할 만하다. 10년 전, 35.8%로 유지하던 이 회사의 이익의 질은 지난해 109. 4%로 치솟았다. 매출이 늘어나 당기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질적 리스크는 되레 커진 셈이다. 

실제로 LG전자의 세탁기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타깃이 됐다. 스마트폰 사업은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뼈아픈 건 디스플레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역대 최대의 이익을 냈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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