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❷ 방송·통신·IT

변수가 적은 산업은 경기가 나쁠수록 존재감이 드러난다. 한국 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렸음에도 이통사와 방송사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고, 이익의 질質도 좋았다. 특히 이통3사는 ‘죽는다 죽는다’ 아우성을 쳤지만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열리면 이들을 둘러싼 우호적인 생태계가 바뀔 수도 있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방송·통신·IT 업종의 이익의 질을 분석했다. 

4차 산업이 본격화하려면 통신산업의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4차 산업이 본격화하려면 통신산업의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방송·통신은 대표적인 경기 둔감 산업으로 꼽힌다. 인터넷·이동전화 등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공공재를 다루고 있어서다. 최저임금부터 남북정상회담까지 숱한 이슈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꾸준히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

그나마 유효한 변수는 정부 규제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4년 10월 도입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다. 휴대전화 지원금에 상한선을 둬 이통사 간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단통법은 기업의 이익만 챙겨줬다는 불명예를 안았다. 경쟁이 제한되면서 기업은 마케팅비를 아꼈고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비싼 값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통법 이후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세를 띠었다.

이런 산업 특성은 더스쿠프(The SCOO P)가 조사한 300개 기업의 이익의 질質에도 잘 드러나 있다. 지난해 방송·통신·IT 산업의 이익의 질은 64.1%로 10년 전보다 8.6%포인트 개선됐다[※참고: 이익의 질은 낮을수록 양호]. 2014년(47.5%)보다는 악화했지만 섬유·의류(55.3 %포인트 증가), 운수장비(41.6%포인트 감소) 등에 비하면 등락폭이 좁다. 그만큼 외풍外風에 흔들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통3사는 이번에도 이익의 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G 가입자 상당수가 LTE로 전환해 수익성이 높아진데다 인터넷TV 가입자가 급증한 게 이익의 질을 끌어올렸다. SBS는 4위를 차지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젊은 감각의 드라마·예능이 흥행하면서 TV 광고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수익 구조가 앞으로 크게 바뀔 거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 상용화를 앞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5G 때문이다. 5G의 주요 고객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이다. 5G가 자율주행·사물인터넷 등의 핵심 인프라여서다. 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만큼 고객사의 리스크에 함께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아직은 먼 이야기라는 지적도 있다.

방송 업계는 이미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신흥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TV 앞을 떠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에선 산업 간의 경계가 지금보다 더 빨리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방송·통신 업체들도 새로운 매출원을 찾는 데 힘을 쏟아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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