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❹ 해운ㆍ운수

해운ㆍ운수업종의 이익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용선료와 운임 문제가 개선된 덕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운과 운수는 희비喜悲가 엇갈렸다. 해상운송은 죽을 쑨 반면 화물운송은 ‘장밋빛 희망’을 건졌다. 뱃고동은 함께 울렸지만 파동은 제각각이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해운ㆍ운수업종의 이익현황을 살펴봤다.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높은 해운사들은 여전히 이익의 질이 나쁘다.[사진=뉴시스]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높은 해운사들은 여전히 이익의 질이 나쁘다.[사진=뉴시스]

해운ㆍ운수업종의 평균 이익의 질質은 개선세를 그렸다. 2008년 77.1%에서 2014년 81%로 다소 악화됐지만 지난해 다시 46.8%까지 좋아졌다[※참고 : 이익의 질은 낮을수록 양호].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CJ대한통운이다. 2008년 이후 이익의 질이 꾸준히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엔 2014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322억7442만원에서 199억2406만원으로 줄었는데, 이익의 질은 되레 15.3%에서 7.3%로 좋아졌다. 동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문을 두드린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비중은 28.2%에서 36.7%로 크게 확대됐다. 

 

해운ㆍ운수업종 자체는 양호했지만 해운과 운수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화물운송은 기지개를 활짝 편 반면, 해상운송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는 해운ㆍ운수업체들의 ‘이익의 질質’에서도 여실히 증명됐다. 이익의 질을 기준으로 상위 7개 해운ㆍ운수업체를 뽑은 결과, 화물운송업체는 5곳이 오른 반면 해운업체는 2곳에 그쳤다.

흥미로운 점은 해운업체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이익의 질 상위 7개 기업에 오른 해운업체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벌크 사업 비중이 높은 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이익의 질은 2014년 대비 139.3%포인트, 11.4%포인트 개선됐다. 반면 컨테이너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상선, 흥아해운 등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이익의 질도 나빴다. 

벌크와 컨테이너의 희비를 가른 건 미국이었다. 벌크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지난해 초 907포인트에서 12월 1619포인트로 치솟으면서 이익의 질도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의 재고가 떨어진 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미국의 통상압박이 본격화함에 따라 물동량이 줄면서 부메랑을 맞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통상압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컨테이너 사업이 중심인 해운사들의 희망적인 앞날은 기대하기 힘들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신규 인도되는 컨테이너선은 주로 대형선인 반면, 폐선되는 선박은 중소형선인 추세라 물동량과 선복량 사이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운ㆍ운수가 완전히 부활한 건 아니었다는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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