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와 부동산

‘워라밸’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주 52시간 근무제가 7월 1일 도입되면서 워라밸이 현실화하길 기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직 풀어야 할 문제는 많지만 기대감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주 52시간 근무제 이후 희비가 엇갈린 부동산을 살펴봤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자리를 잡으면 소비흐름이 오피스상권에서 골목상권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주 52시간 근무제가 자리를 잡으면 소비흐름이 오피스상권에서 골목상권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한달이 지났다. 하지만 별다른 파급력은 없다.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에 따른 처벌이 6개월 유예된 데다, 직원수 300인 미만 기업은 2020~2021년에야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남은 건 시간문제라는 생각에서일까. ‘저녁이 있는 삶’을 향한 사람들의 기대는 꺾이긴커녕 갈수록 커지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건 이런 기대가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부동산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주택시장을 보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장인들 사이에선 출퇴근이 편한 곳이 인기가 많았다.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저녁ㆍ주말 시간이 확보되면서 여가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단지를 찾고 있다. 특히 자연환경이 뛰어나거나 문화시설이 풍부한 곳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분양한 194개 단지 중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곳들은 모두 녹지가 풍부하거나 문화 인프라가 잘 조성된 곳이었다. 전국 청약경쟁률 1위(346.5대 1)를 기록한 ‘대구e편한세상 남산’이 단적인 예다. 이 단지 주변엔 달선공원ㆍ두류공원 등 녹지공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회관도 있어 자연환경과 문화 인프라를 모두 충족했다. 경기도 지역에서 최상위 청약경쟁률(106.8대 1)을 차지한 ‘동탄역 예미지3차’도 그린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상가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중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피스 상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의도ㆍ광화문ㆍ시청ㆍ마포 등 사무실이 밀집한 오피스 상권의 상인들은 “소비가 위축된 것을 실감한다”며 탄식하고 있다. 

반면 오피스 상권에서 줄어든 소비는 자연스럽게 주택가 골목상권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퇴근시간이 빨라진 직장인들이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공산이 커서다. 취미생활, 운동 등 자기계발과 관련된 업종이 늘고 있다는 것도 상가시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요인이다. 

레저형 수익 부동산도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각광을 받고 있다. 레저형 수익 부동산은 비수기엔 휴양ㆍ레저용 주택으로 쓰다가 성수기엔 임대를 주고 수익을 얻는 형태의 부동산을 말한다. 레저형 세컨드 하우스, 수익형 풀빌라,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 대표 상품이다.

특히 서울에서 반나절이면 갈 수 있는 인천 영종도, 강원도 속초 등의 레저형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세컨드하우스라고 하면 한적한 곳에 있는 전원주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오피스텔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초기 투자부담이 적고 관리가 쉽다는 장점 때문에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일례로 서울 근교 휴가지 중 한곳인 송도센트럴파크의 인근에 공급된 ‘송도 아트포레 푸르지오 시티’는 최고 6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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