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든 반도체 비관론

‘반도체 슈퍼 호황’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국 증권사가 반도체 기업의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곤두박질친 건 그래서다. “아직 괜찮다”는 낙관론도 있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로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반도체 업황을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렸다.[사진=뉴시스]
반도체 업황을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렸다.[사진=뉴시스]

“반도체 업황이 과열됐다.” 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한마디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10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 떨어진 4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3.7% 하락한 7만5100원에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한꺼번에 쏟아낸 탓이다. 삼성전자는 기관이 1899억원, 외국인은 65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기관이 873억원, 외국인이 671억원어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이는 9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기업 투자전망을 기존 ‘중립(in-line)’에서 ‘주의(cautious)’로 하향 조정한 탓이다. ‘주의’는 모건스탠리가 제시하는 투자전망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반도체의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수요가 감소하면 심각한 재고 조정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업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 중 하나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공급과잉이 문제다. 9월 이후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는 데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에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해 3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물론 낙관론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견인하고 있는 서버용 반도체가 4차 산업혁명과 연관이 깊어서다. 앞으로도 수요가 충분할 거라는 거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이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둔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가격하락에 따른 높은 수요 탄력성으로 출하량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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