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왜 무너지나

외식업계가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 변수’ 탓에 흔들리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가격을 끌어올릴수록 가성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임대료 인상→ 고정비 증가→가격 인상→수요 감소…. 외식업체가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 최근 외식보다 가정간편식(HMRㆍHome Meal Replacement)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외식업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의 고리를 취재했다.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외식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외식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외식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식산업의 경기를 점칠 수 있는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2015년 72.46에서 지난해 70.24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8.98과 69.45를 기록했다. 임대료 상승에 ‘김영란법’ 시행,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변수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상권의 임대료는 2015년부터 급격하게 상승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해 접근성이 낮은 지역으로 밀려나는 업체들도 속출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강남역의 외식업체들이 2층으로 올라가거나 후면도로로 이전하는 것처럼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접근성이 낮은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고 밝혔다.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등 변수는 외식업체를 ‘악순환의 늪’으로 빠뜨렸다. 고정비 부담이 늘자 많은 외식업체들이 생산원가를 줄이거나 가격을 인상했는데, 이는 소비자가 외식이 아닌 저렴한 HMR을 택하는 계기가 됐다. HMR은 즉석밥은 물론 국ㆍ탕ㆍ찌개까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한여름 보양식으로 많이 찾는 삼계탕의 경우, 식당에선 1인분 평균 가격이 1만4231원이지만, HMR(이마트 피코크 기준)은 절반 가격인 6304원이다.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HMR을 찾는 이유다.

조상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식업체들이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 경쟁 심화, 제반 비용 상승 등으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환경은 HMR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다. HMR으로 꾸려지는 식탁이 더 많아질 거란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