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 어떻게 생각의 힘을 키울 것인가

지금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생각의 힘'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생각의 힘'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은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십분 활용해 생존했고 지구의 영웅이 됐다.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였다가 우주인으로 발탁된 와트니를 살아남게 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다. 주어진 조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 종합적인 사고력, 논리적 대응이었다. 즉 ‘지식의 양’이 아닌 ‘생각의 힘’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의 힘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 수학자 박형주의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고」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교육이 왜 중요한지를 풀어낸 인문 에세이다. 저자는 수학자이자 교육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가 넘치는 빅데이터 시대에 중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교육의 향방은 어디여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짚어낸다.

그는 “지금 시대에 우리가 진정으로 키워야 할 능력은 시대 흐름을 읽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필요할 때 답을 찾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직업이 사라지면 소용없게 되는 맞춤형 교육이 아닌, 문제의 본질을 통찰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전제 아래, 방대한 데이터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고 그것을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 기술들을 연결하는 능력, 어려움보다 즐거움을 느끼며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저자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를 활용하는 수학은 ‘생각 훈련’과 ‘생각 연습’을 익히는 데 유효하다는 것이다. 질병 진단, 선거 예측, 빅데이터 분석, 영화의 특수 효과, 미술 작품, 심리 치료 등 수학의 실용적인 면도 다룬다.

그는 또 케냐·프랑스·핀란드·인도·러시아·우루과이의 교육을 살펴보고, 밥 딜런·스티브 잡스·부르바키·살바도르 달리, 영화 ‘마션’과 알파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과 현상을 소개한다. 케냐 마사이족과의 만남, 유학 시절의 좌절과 같은 개인적 경험담도 흥미로움을 더한다.

생각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 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저자는 어려운 내용을 빼는 식의 교육과정 개편이 아니라 어려운 내용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가지 예로, 그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시간을 주고 적은 수의 문제를 풀도록 하자고 제안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뻔한 생각의 틀을 넘는 경험과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통쾌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앞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어려움을 넘어설 힘이 돼 줄 것이다.

“연결의 시대를 개척하는 이들은 ‘많이 배운 사람’이 아니라 ‘잘 배우는 사람’이 될 것이다.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을 느끼는 인재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배움의 즐거움’과 ‘생각의 힘’은 우리 미래 세대가 학교 밖 세상에서 예측하지 못한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보도블록은 죄가 없다」
박대근 지음 | 픽셀하우스 펴냄

보도블록 공사는 예산 낭비의 대명사로 꼽힌다. 괜히 멀쩡한 길을 갈아엎어 세금을 축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보도블록은 도로의 주체가 자동차에서 보행자로 바뀌게 한 일등공신이다. 이 억울한 꼬리표를 떼기 위해 서울시청에서만 10년을 근무한 저자가 펜을 들었다. 그는 보도블록 업계를 둘러싼 다양한 에피소드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면서, 보도블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촉구한다.

「유전자는 우리를 어디까지 결정할 수 있나」
스티븐 하이네 지음 | 시그마북스 펴냄

‘우울증 유전자’ ‘범죄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건 거짓으로 밝혀진 지 오래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유전자가 인간 대부분의 특성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이런 편향된 생각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저자는 인류가 왜 유전과 관련한 거짓말에 속는지를 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한다. 그는 또 혁신적이지만 인간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유전학의 양면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에 빠져 이야기를 찍다」
권영삼 지음 | 이비락 펴냄

바쁜 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만큼 현대인에게 위안을 주는 것도 드물다. 저자가 자연 속 생명체들의 삶을 사진과 글로 엮은 이유다. 이 책에는 식물에서부터초식자·포식자·분해자로 이어지는 태양 에너지의 흐름, 동식물의 다양한 생존전략 등 흥미로운 자연 속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자연과학에 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