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상가의 빛과 그림자

‘물 만난 부동산’이 물을 만났다. 해가 갈수록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바다ㆍ호수ㆍ강 등과 접해 있는 부동산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에선 수영장 시설을 갖춘 아파트 단지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선 수변공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높아진 인기만큼 시세가 급등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수변 공원은 배후 수요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변 공원은 배후 수요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한낮 온도가 무려 40도에 육박했을 정도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바다, 워터파크를 찾듯 부동산 시장에서도 ‘물水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먼저 아파트 시장에서는 단지 내에 수영장이 들어섰는지가 새로운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단지 안에 수영장이 있을 경우 바캉스를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점수를 얻고 있다. 최근 수영이 생활 교육차원에서 자녀 교육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비싼 강습료를 내지 않고서도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수영을 익히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 단지는 시세가 높고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구입 장벽이 높다. 실제로 수영장을 갖추려면 그만한 규모가 담보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대단지이다. 더구나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떠올라 시세가 가파르게 치솟을 가능성도 높다.

대표적인 예가 총 3410가구 규모의 반포자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반포자이 전용면적 59㎡(약 17평)의 평균 매매가격은 17억원선이었다. 분양가(2008년)가 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여 만에 10억원이 껑충 뛴 것이다. 반포자이보다 1년여 늦게 입주한 인근 아파트 단지 반포리체는 동일 면적 집값이 약 1억5000만원 낮다. 수영장을 갖추지 못한 게 시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수영장은 다른 커뮤니티시설보다 운영관리비도 높은 편이다. 수영장을 설치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있지만, 운영관리에 애로사항이 많아 통상 위탁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보물단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물 만난 상가’가 각광을 받고 있다. 바다ㆍ호수ㆍ수변공원ㆍ워터파크와 인접한 상가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가들의 가장 큰 장점은 인근 주거지의 배후 수요뿐만 아니라 나들이객ㆍ산책객 등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 상권 활성화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청라지구 수변상가나 판교 운중천을 따라 늘어선 먹거리촌은 이색 명소로 주목을 끌면서 상권에 활기가 넘친다. 

이런 장점 때문인지 최근엔 분양시장에서부터 수변상가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안산시에 분양한 ‘그랑시티자이 에비뉴’는 7000가구에 이르는 배후 수요와 안산 시화호 수변길 상가로 주목을 받았는데, 총 117개 점포가 모두 하루만에 분양이 완료됐다.

하지만 이런 수변상가들도 치솟은 권리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앞선 말한 청라지구, 운중천 상가의 경우 권리금이 4000만~50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게다가 여름철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면 유동인구가 급감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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