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의 이상한 통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학자금을 대출 받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비율은 2005년 5.1%에서 2014년 16.4%로 11.3%포인트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금리가 2009년 7.3%에서 올해 2.2%로 낮아진 덕분으로 풀이된다(한국장학재단 자료).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금리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대출금에 허덕이는 대학생이 수두룩하다. 국세청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연체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다. 2016년 기준 학자금 대출 체납액은 90억9400만원으로 체납건수는 8999건에 달했다. 이는 2014년(55억9300만원·6122건) 대비 2877건, 35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그렇다면 학자금 대출 연체가 가파르게 증가한 까닭은 뭘까. 이 질문의 답은 ‘고용 쇼크’에서 찾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 6월 취업 준비생이 72만2000명이라고 밝혔다. 2015년(46만3000명) 대비 55%나 증가한 셈인데, 그만큼 취업의 문을 통과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학자금 대출을 갚는 시점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막 취업한 대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을 갚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커리어에 따르면 응답자의 36%는 학자금을 모두 갚는데 5~10년가량 걸릴 것으로 생각했다. 상환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매달 이자만 갚는다’는 응답이 21%에 달했다. 대학생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학자금 대출이 되레 ‘날카로운 부메랑’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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