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성적표, 건설사 실적 쥐락펴락

건설업계에 ‘해외수주’는 한줄기 빛과 같다. 국내 주택부문 수주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하지만 해외수주는 양날의 검이다. 관리를 잘못해서 추가 비용이 늘면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 2분기 건설사들의 실적을 가른 건 해외시장 성적표였다. 해외시장이 건설사들의 음수陰數(마이너스)와 양수陽數(플러스)를 흔든 셈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올 2분기 건설사 실적이 엇갈린 까닭을 분석했다. 
 

“올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ROE를 웃돌 것이다.” 금융투자업계가 내놓는 건설업계 하반기 전망은 제법 괜찮다. 지난 7월말 발표된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잠정 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모든 건설사가 플러스 실적을 올린 건 아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GS건설 영업이익은 155.1%, 삼성물산(건설부문)은 64.1%, 대림산업은 57.3% 개선됐다. 반면 현대건설은 -17.1%, 대우건설은 -34.2%를 기록했다. 건설업계 실적을 일부 건설사가 견인하고 있다는 얘기다. 

 

유독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신통치 않았던 이유는 해외건설 탓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매출(4조2401억원)이 0.8% 증가했음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해외(우루과이ㆍ인도네시아) 플랜트 공사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 역시 주택건축 부문 실적이 괜찮았지만 해외플랜트 부문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이 -8.0%를 기록하면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건설업계 실적 역시 해외시장 성적표가 가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내 주택부문 수주시장의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주요 건설사의 연간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주택 부문 실적이 좋고, 해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없어 이익 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면서 “하반기 역시 주택 부문 호실적과 해외 부문 이익 안정성이 건설사의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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