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의 온도차 줄여라

주로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는 여름감기는 한달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로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발생하는 여름감기는 한달 이상 장기화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름에 걸리는 감기를 ‘여름 감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용어일 뿐 공식적인 의학 용어는 아니다. 여름감기의 주요 증상은 발열·복통·설사·목의 통증 등이다. 평균 37.5도 정도의 미열이 지속된다. 목의 통증이 심해지고 기침·가래가 많이 생기며 콧물·코막힘도 많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피로감이 엄습한다.

제는 오래간다는 점이다. 고열을 수반하는 일반감기는 몸 상태가 빨리 악화하지만, 단기간 내에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열을 동반하는 여름감기는 낫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름감기의 가장 큰 원인은 에어컨이다. 에어컨을 켠 채 실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식어 감기에 걸리기 쉽다. 또 외부와의 온도 차이로 인해 몸의 자율신경이 고장 나, 체온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장시간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면, 우리 몸에 있는 점막도 건조해져,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입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여름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 환경에 신경을 써야 한다. 에어컨의 적정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장의 움직임이 둔해지지 않도록 배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때는 덥더라도 얇은 이불로 배를 덮어야 한다. 귀가 후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 외부의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여름 감기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비타민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여름감기는 한달 이상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여름 감기 환자에게 처방되는 한약은 병의 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 발열오한發熱惡寒이 주로 나타나는 열성熱性환자의 경우 ‘태양병太陽病’, 더 진행된 상태를 ‘소양병少陽病’, 거기서 좀 더 진행된 상태를 ‘소음병太陰病’, 마지막 단계를 ‘태음병太陰病’이라고 분류한다. 태양병 단계에서 가장 흔하게 처방되는 한약은 갈근탕葛根湯이다. 갈근탕은 감기에 걸려 목근육의 뒷부분이 당기거나 묵직한 느낌이 들고 온몸의 관절이 욱신거릴 때 유효하다. 소양병 단계에서는 소시호탕小柴胡湯을 주로 쓴다.

고령자에게는 마황부자세신탕麻黃附子細辛湯을 쓰는 경우가 많다. 체력이 약한 허증虛症 기미의 고령자가 감기에 걸려 오한惡寒과 등덜미에 얼음을 짊어진 듯한 증상을 겪을 때 유용하다. 고열이나 기침 없이 목이 아프기만 한 감기에는 갈근탕, 계지탕桂枝湯 등에 길경탕桔梗湯을 가미해 사용할 수 있다. 또 감기가 오래갈 때, 밤에 기침이 멈추지 않고 잠을 잘 못자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에는 죽여온담탕竹茹溫膽湯을 처방하기도 한다.

김종옥 튼튼마디한의원 수원점 원장 dongifam@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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