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The SCOOP) 세꼭지 뉴스
9월 경기회복 기대감 실현될까
2분기 숙박ㆍ음식점업 신설법인 늘어
보호무역, 신흥국 환율 등 리스크 많아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7월보다 나빠졌다.[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7월보다 나빠졌다.[사진=연합뉴스]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 하락]
기업 체감경기 얼어붙었지만…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의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산업 BSI는 74로 7월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5월(81) 반짝 반등한 뒤 석달 연속 내림세다. 지난해 2월(74) 이후 1년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제조업체 20.9%ㆍ비제조업체 17.0%)’과 ‘인력난ㆍ인건비 상승(제조업 13.1%ㆍ비제조업 13.7%)’을 꼽았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영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 8월 14일부터 22일까지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실시했고, 3274개의 업체가 답변에 응했다.

이번 조사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BSI가 모두 떨어졌다. 제조업 BSI는 7월(이후 모두 7월 대비)보다 1포인트 떨어진 73으로, 2016년 12월(72) 이후 가장 안 좋았다. 주로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가 나빴다. 중소기업 BSI는 66으로 6포인트 떨어졌고, 내수기업은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대기업은 80으로 3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산업 부진으로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업이 4포인트,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 등으로 인해 1차금속이 5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BSI도 74로 2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도ㆍ소매업이 4포인트, SOC 등 건설투자 감소로 인해 전문ㆍ과학ㆍ기술업이 7포인트 떨어진 영향이 컸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이 늘어난 덕분에 운수ㆍ창고업은 6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기대감마저 없는 건 아니다. 기업들은 9월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산업 9월 업황전망 BSI는 77로 8월(74)보다 높았고, 제조업(77)과 비제조업(77) 역시 각각 4포인트와 3포인트 오를 것으로 응답했다.

[소상공인 대출 역대 최대폭 증가]
신설법인 늘자 대출도 ‘껑충’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몰려있는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점업에서의 대출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2018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현황을 보면 올해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은 108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9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증가세다. 업종별로 제조업 대출금이 전분기(4조2000억원)보다 5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서비스업 대출은 크게 늘었다.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점업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사진=뉴시스]
영세 자영업자가 몰려 있는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점업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사진=뉴시스]

서비스업 대출(641조7000억원)은 전분기보다 11조5000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점업 대출이 6조원(은행 4조원ㆍ제2금융권 2조원) 늘어나면서 총 190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치이자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도ㆍ소매업은 2008년 2분기(4조8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인 4조2000억원이 늘었다.

한국은행은 해당 업종의 신설 법인수가 늘어나면서 대출 증가폭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법인 동향에 따르면 2분기 도ㆍ소매, 숙박ㆍ음식점업 신설 법인수는 6524개다. 6283개였던 전분기보다 241개 늘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속내]
통화정책방향 낙관 속 신중


“투자가 둔화되겠지만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국내 경제는 지난 7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잠재성장률(2.9%)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한국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한국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 거다. 지난 7월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하지만 한은은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되는 등 더욱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 전망은 지난 7월과 같았다. 상승률이 당분간 1.0%대 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하고, 근원인플레이션율(국제원자재가격 변화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는 무관한 요인들을 제거한 장기적 물가상승률)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통화정책의 방향을 ‘낙관 속 신중’으로 잡은 것이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흥시장의 환율급등, 세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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