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ㆍ배추ㆍ시금치 등 10대 품목 평균 61.6% 비싸졌다
쌀ㆍ배추ㆍ시금치 등 10대 품목 평균 61.6% 비싸졌다
  • 김미란 기자
  • 호수 304
  • 승인 2018.09.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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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품목가격 1년 전과 비교해보니…

올 한가위도 ‘한寒가위’가 될 공산이 크다. 한껏 상승한 물가 탓이다. 성수품 주요 식자재의 가격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생육부진으로 오를 대로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태풍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치솟은 가격이 또 꿈틀거리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쌀ㆍ배추ㆍ양배추 등 10개 품목의 가격(8월 29일 기준)을 비교해봤더니, 1년 전보다 평균 61.6%나 올랐다.
 

폭염과 태풍,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폭등했다.[사진=뉴시스]
폭염과 태풍,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폭등했다.[사진=뉴시스]

주부 박은정(가명ㆍ40)씨는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쇼핑카트에 물건을 넣었다가 빼기 일쑤다. 필요해서 집어 들었다가도 ‘헉’소리 나는 가격표를 보고 나서는 한참 동안 고민에 빠진다. 결국 카트에 담기는 건 집에서 적어온 식재료 목록 중 절반. 나머진 “다음에 해먹지 뭐”라며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저녁에 양배추 쌈을 해먹으려고 했는데 양배추 한포기 가격이 6000원이 넘네요? 물가가 많이 오른 줄은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비싼 거 같아요. 당장 안 먹어도 되니까 양배추 쌈은 다음에 먹어야겠어요.” 박씨는 식재료가 몇개 담기지 않은 쇼핑카트를 무겁게 끌고 계산대로 향했다. 

치솟는 물가가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에 태풍 ‘솔릭’, 그리고 폭우까지…,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들이 이어지면서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신선식품, 생활물가 무엇 하나 상승하지 않은 게 없다. 특히 7월 생산자물가는 104.8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3% 올랐다. 폭염과 태풍,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생산자물가지수는 더욱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무래도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건 식탁물가다. 쌀ㆍ배추ㆍ양배추ㆍ시금치ㆍ무ㆍ수박ㆍ건고추ㆍ생강ㆍ미나리ㆍ건오징어 10개 품목을 1년 전인 2017년 8월 29일 가격과 비교해봤다. 그 결과, 전년 동월 대비 평균 61.6%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1년새 가장 무섭게 오른 건 시금치다. 8월 29일 기준 시금치 1㎏(상품)의 가격은 3만8325원이다. 하지만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시금치는 9748원에 판매됐다. 그러던 것이 한달만에 293.2%나 오른 거다. 평년(1만2339원) 대비 비쌌던 1년 전(1만4765원)과 비교해도 159.6% 상승했다.

 

양배추도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한때 가격이 급등한 양배추는 한포기(상품)에 7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최근 그나마 하락세로 돌아서며 6000원대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평년(3581원) 가격과 한달 전(4354원) 가격과 비교하면 양배추의 몸값이 얼마나 비싸졌는지 알 수  있다.

‘비싼 몸’ 된 신선식품

폭염의 영향으로 고추 가격도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태양초 600g(상품) 가격은 1만2351원이었다. 하지만 계속된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1년 만에 가격이 59.7% 뛰었다. 8월 29일 기준 태양초 600g의 가격은 1만9722원. 생강(78.5%), 미나리(80.2%) 가격도 폭등했다. 건오징어(10마리ㆍ중품)도 1년새 39.6% 올랐다. 1년 전엔 3만3627원이었지만 8월 29일엔 4만6959원에 판매됐다.

이렇게 되면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은 지난해 추석보다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서울 시내 90개 시장 및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추석 상차림 비용(4인 가족 기준)은 평균 24만9639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주요 식재료 물가는 그때보다 크게 올랐다.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이 더 많은 비용이 들 거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현실화되나’ 보고서만 봐도 그렇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2017년간 7~8월 중 폭염일수가 평균(4.3일)보다 길었던 해에는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이 8.0%를 기록했다. 반면 폭염일수가 평균보다 짧았던 해에는 물가 상승률이 3.4%에 그쳤다. 특히 채소류는 날씨 영향을 크게 받아 폭염일수가 평균 이상일 때 1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전국 평균 기준 폭염일수는 15.5일이었다. 1994년 18.3일에 이어 역대 2위의 기록이다. 문제는 폭염이 8월까지 이어졌다는 데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추석 성수품에 대한 물가 안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남부지방에 큰 피해를 안긴 태풍 ‘솔릭’과 이어진 폭우까지,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 피해는 물가 상승의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당정청 진화 나섰지만…

이처럼 민생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8월 30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정책실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해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논의ㆍ확정했다. 통상 명절을 앞둔 2~3주 전에 발표하던 것을 앞당겨 연휴 23일 전 조기에 발표하고 추석 성수품 공급도 예년보다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배추, 무, 사과, 소고기, 명태, 조기 등 14개 주요 성수품을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산물은 평소보다 1.6배, 축산물은 1.3배, 임산물은 1.6배, 수산물은 1.7배 더 시장에 풀기로 했다. 직거래 장터, 특판장, 로컬푸드 마켓과 우체국 쇼핑 등을 통해 추석 선물세트와 성수품을 할인판매를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물가가 치솟고 있는 건 농축수산물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자주 소비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쉼 없이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7월 기준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 중20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했다. 주로 어묵이 12.4%로 가장 많이 올랐고, 즉석밥(9.7%)ㆍ설탕(8.6%)ㆍ콜라(8.2%) 가격도 많이 올랐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보다 근본적이고 세밀한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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