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경제의 종착역은 어디…

한국경제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학교수와 경영인을 마치고 은퇴한 어느 지인이 메일을 보내왔다. 소득주도 성장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워튼스쿨 선배라는 그는 요즘 한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워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고 말했다. 대학교수들이 상아탑 본연의 학문은 뒷전인 채 장하성,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조국(청와대 민정수석)처럼 정치 쪽만 바라보고 있는 세태를 걱정했다. 그에게 받은 메일의 일부를 소개한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는 실물경제 경험은 없고 참여연대와 고려대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장 실장을 깎아내릴 의도는 없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 몇 말씀 올리겠습니다. 근래 미국ㆍ일본ㆍ독일ㆍ인도 등 주요 국가들은 세계적 경기 상승 국면을 타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세금을 낮추고 친기업 정책을 펴니 기업이익이 늘어서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들과는 정반대로 세금과 최저임금을 올리고 친노조 정책을 써서 기업의 미래가 불확실해 투자와 일자리가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재정을 풀어 공무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곳 즉 기업이 만드는데 우리는 장기적으로 소비직인 공무원으로 일자리를 만드니까 큰 문제입니다. 현 정부의 최대 목표는 빈부 차이를 줄이는데 있습니다. 좋은 목표입니다.

단지 방법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기업이 만드는 경제의 밥상 자체를 키워서 함께 잘 먹을 생각을 해야지 정부가 성장은 버리고 힘으로 공평히 나누어 주려하니 문제입니다. 경제학에서 가르치는 첫번째 말은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공짜를 주다가 망한 공산주의와 그리스, 아르헨티나를 봤습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강성 노조를 누르고 세금을 낮춰주며 규제를 완화하는 친기업 정책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을 반 이상 줄여야 합니다. 대학진학률이 OECD에서 가장 높은 80%(미국은 48%)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무조건 대기업에 가서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고 싶어 합니다. 현재 외국인이 공식ㆍ비공식 합쳐 150만명 가까이 들어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일자리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대학 갈 사람만 가고 나머지는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가야 합니다. 교육부는 대학입시부가 아니고 대학 구조조정을 통한 대학 경쟁력 강화부가 돼야 합니다.”


요즘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심심찮게 한국 경제 위기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기업과 자영업자가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쳐도 정부가 잘못된 경제정책과 친노조정책을 고집하고 있으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한탄이다. 최저임금을 2년간 29% 가까이 올리겠다는 정부에 대해 제발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화를 해달라고 해도 오불관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자료를 근거로 했는지도 모를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어깃장을 놓았다. 한술 더 떠 대통령 공약 최저임금 1만원을 빨리 달성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사과까지 했으니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셈이다. 

무능보다 더 무서운 건 실수를 감추려고 계속 악수惡手를 두는 거다. 소득주도 성장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오자 정부 예산을 마구 풀겠다는 발상은 위험천만이다. ‘멀쩡한’ 통계청장까지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꾼 것은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초행길을 주행하겠다는 뜻이다. 끝 모를 곳을 향해 질주할 경제의 종착역이 걱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수도권 부동산 급등은 지난해 8ㆍ2 부동산대책이 잘못된 후유증 성격이 짙다. 여기에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에서 용산을 시발점으로 한 남북철도연결을 연내 착공하자고 제안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강북과 여의도를 집중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니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임기 내내 강남 부동산과 전쟁을 벌이고도 결국 부동산 값만 다락같이 올려놓은 노무현 정권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파멸로 가는 열차는 온통 선의善意로 포장된 레일 위를 달린다. 좋은 의도로만 경제가 발전하고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좋으련만 세상이치는 그렇지 않다. 장하성 같은 이는 자리를 내놓으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그의 잘못된 판단과 아집으로 고통 받을 국민들을 위해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윤영걸 더스쿠프 편집인 yunyeong0909@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