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소기업 직장인 재무설계

취업문만 통과하면 인생은 탄탄대로일까. 많은 직장인의 대답은 ‘아니오’다. 월세에 생활비ㆍ교통비ㆍ통신비 내기도 빠듯한 월급으로 결혼자금을 마련하고 주택마련자금도 모아야 한다. 사회초년생 김민혁(27세ㆍ가명)씨도 요즘 고민이 많다. 나름 절약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재무목표였던 ‘2년 후 결혼자금 마련’은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

소득을 늘릴 수 없다면 지출을 줄여 저축과 투자 여력을 키워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소득을 늘릴 수 없다면 지출을 줄여 저축과 투자 여력을 키워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청년층 고용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만 15~29세 청년 취업자의 5월 체감 실업률은 23.2%에 달했다. 1999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다.

그렇다고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들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경기침체 장기화, 고용불안 등으로 근로자가 느끼는 불안도 적지 않다. 이는 사회초년생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재무설계를 신청하는 초년생의 경우, 현재를 살기에도 빠듯한 월급으로 어떻게 미래에 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은 “목돈을 마련하고 싶다면 무조건 저축하라”고 강요하곤 하지만 그게 쉬운 것만은 아니다. 현재 시중은행 금리를 감안할 때 저축은 마이너스 투자나 다름없어서다. 아울러 고수익을 노리고 장기투자상품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 기술영업팀에서 근무하는 김민혁(27세ㆍ가명)씨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다. 김씨는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만족할 만한 급여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지금 금융환경 내에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결혼자금과 전세자금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취업을 위해 본가에서 독립했다.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보증금 1500만원으로 월세살이(월 50만원)를 하고 있다. 부모님이 힘들게 보증금을 마련해주신 게 마음에 걸려 얼른 보답해드리고자 한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도 준비해야 한다. 결혼자금 마련이 막막해 다툼이 잦았던 김씨 커플. 결국 결혼을 2년 후로 미루고 필요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Q1. 지출구조

2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일을 시작한 김씨는 이제 취업 1년 6개월차다. 월급은 세후 200만원가량이다. 급여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일을 잘 배워두면 훗날 개인사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에 잘 버텨볼 생각이다. 김씨의 소비성지출은 월세 50만원, 관리비ㆍ공과금 5만원, 통신비 10만원, 식비ㆍ교통비ㆍ모임비 등 생활비 60만원, 총 125만원이었다.

비소비성지출은 매달 50만원씩 납입하는 적금이 전부였다. 잉여자금 25만원은 따로 모으지 않고 통장에 뒀다. 이 때문인지 잉여자금이 남아있을 때가 거의 없었다. 어디에 쓰는지 모르게 줄줄 새어나간 셈이다. 소득이 적으면 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저축이나 투자할 여력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허투루 써버리는 잉여자금 등을 잘 관리하면 훨씬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Q2.  문제점

김씨의 가장 큰 문제는 ‘구멍난 소비’였다. 특히 잉여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아예 모르는 건 심각했다. 이럴 땐 가계부를 작성해 지출을 복기하는 게 좋다. 소비를 많이 하니, 미래준비가 소홀했다. 보험은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큰 손해를 볼 위험이 컸다. 투자도 서툴렀다. 결혼자금 용도로 50만원을 적금에 납입하고 있었지만 금리는 1%대 수준에 불과했다. 꾸준히 모은다고 해도, 김씨가 목표한 2년 후 결혼자금 마련은 불가능했다. 결혼자금을 위한 다른 투자도 없었다.

또다른 재무목표인 주택마련도 꿈만 꾸고 있었다. 기본적인 주택청약종합저축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김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소비성지출의 가장 큰 비중(55.0%)을 차지하는 월세와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 월 10만원에 달하는 통신비도 축소할 필요가 있었다.


Q3 . 해결점

먼저 월세가 15만원(50만원→35만원) 저렴한 곳에 새 둥지를 틀었다. 통신비 5만원(10만원→5만원), 생활비 10만원(60만원→ 50만원)을 절약했다. 이율이 낮은 적금(50만원)을 해지했다. 여기에 잉여자금(25만원)을 더한 105만원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짰다.

주택청약종합저축(2만원)에 가입했다. 적금은 (준)조합원으로 가입시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새마을금고(신협ㆍ수협 등)의 1년 단기적금(20만원ㆍ30만원)에 가입했다. 주택마련자금을 위해 적립식펀드(20만원)에 가입했다. 비상금명목으로 CMA 통장에 12만원씩 모으기로 했다. 실손의료비보험(1만원)에 가입했다. 나머지 20만원은 장기운용자금 명목으로 비과세ㆍ복리혜택이 있는 보험사의 실적배당형 상품에 가입했다.
강수현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koreaifa@daum.net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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