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평생 지속하느냐가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다이어트는 평생 지속하느냐가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살도 빼고 돈도 모아야 하는데 돈 빼가며 살만 모으고 있다고. 뭐 따져보면 사는 게 다 그렇다. 거창할 것 없어 먹고 즐기고 인간끼리 부딪치며 살아가면 그뿐일 게다. 그러기 위해 돈 걱정, 병 걱정이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만족스러운 삶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살 빼가며 돈 모으려 기를 쓰는데, 그 과정이 혹독하니 돈만 쓰고 살만 불리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이다. 묘약이라고 떠들어댄 다이어트 제품을 먹고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런 시도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정한 비법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믿음을 신앙처럼 품은 다이어터가 자신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귀는 일명 팔랑귀다. 오뉴월에 열리는 오이만 먹고 45㎏을 뺐다는 소리에 새벽부터 가락동 청과시장을 찾거나, 하루 15알씩 21일을 먹으면 뱃가죽이 등가죽을 이산가족처럼 상봉할 정도로 효력이 좋다는 일제日製 약을 인터넷에 접속해 뒤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평상시에 갖고 있던 궁금증을 정리해보면 대중이 다이어트에 갖는 생각이 얼마나 왜곡됐는지 알 수 있다. 일반인들이 필자에게 던지는 가장 많은 질문은 “무엇을 먹어야 살이 빠지는가”이다. 정상적인 체지방 감소는 장시간 저강도 운동 시 지방분해효소의 도움을 받아 세포 속으로 유입된 유리지방산이 에너지로 산화하는 방법 외엔 없다.

그런데도 특정한 무엇인가를 먹으며 살을 뺄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이 가슴에 박힌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어리석은 믿음 때문이다. 필자는 다이어트를 “뜬구름 같은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식습관과 운동으로 균형 잡힌 생활을 하는 것을 제외한 일시적 성격의 다이어트라는 건 애당초 우리 곁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게 실체도 없는 다이어트가 널리 퍼진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그로 인해 취할 수 있는 이익이 많음을 아는 자들이 널렸기 때문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필자의 일관된 생각은 다음과 같다. 살이 빠진다는 특정 음식을 먹거나, 살이 빠진다는 특정 운동을 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특별하게 정해진 행위를 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거의 없다.

목표를 정하고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다이어트의 종말은 허무하다. 살을 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행위의 평생 지속이 가능한지, 그렇지 못한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다이어트는 선택하는 게 아니다. 평생 지속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고, 운동을 통해 생활의 균형을 잡는 것이다. 허황한 목표를 제시하고 그 결과를 호언장담하는 식의 다이어트는 사이비 교주의 믿느냐는 주문과 다를 바 없다. 이제 절대 믿지 않는다고 외칠 때도 되지 않았나.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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