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전문직 여성 재무설계

20대 싱글 직장인은 30•40대 기혼 직장인보다 여유롭다. 결혼이나 내집 마련을 계획하지만 긴박함이 덜하다. 이 때문에 재무 계획을 느슨하게 잡거나, 지출을 자유롭게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이민정(26ㆍ가명)씨도 비슷한 사례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 때 어떤 소비습관을 들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소비습관이 목돈마련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때 어떤 소비습관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때 어떤 소비습관을 들이느냐가 중요하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신입사원들이 부푼 마음으로 받아드는 첫 월급봉투에는 얼마가 들었을까. 한국경제연구원이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 초봉은 401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3880만원) 대비 3.5% 증가한 액수다. 하지만 중소기업 신입사원 평균 초봉은 여전히 월 200만원 안팎에 그친다.

직장인 이민정(26ㆍ가명)씨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는데 성공한 데다, 또래에 비해 넉넉한 급여를 벌고 있어서다. 입사 1년차인 이씨의 급여는 300만원이다. 매년 2000만원 안팎의 상여금을 받고 있다. 목돈 나갈 일이 없는 20대 싱글인 데다, 결혼이나 내집 마련도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는 이씨. 이런 안일한 생각은 이씨의 씀씀이에 영향을 미쳤다. 계획 없이 쓰고 싶은 대로 돈을 쓰는 탓에 지출이 매달 들쭉날쭉했다.

이씨가 자신의 가계부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얼마 전 은행에 들렀을 때였다. 우연히 가입했던 펀드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씨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씨는 “저축과 재테크를 시작했다고 끝이 아닌 것 같다”면서 “꾸준히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혼과 주택마련을 위해 5년 내에 1억원을 마련하고자 한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의 아파트 시세가 4억~5억원가량인 점을 감안한 액수다. 미래의 배우자와 함께 주택마련을 위한 현금 3억원가량을 모으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겠다는 생각에서다. 또 65세 이후 국민연금을 포함한 은퇴자금을 매달 250만원씩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했다.

Q1 지출구조

이씨의 급여는 300만원이다. 소비성지출은 생활비 30만원, 문화생활비 50만원, 교통비 15만원, 통신비 10만원, 관리비 7만원, 교육비 5만원 등 117만원이었다. 여기에 부모님용돈, 휴가비, 명절비용, 쇼핑, 경조사비 등으로 나가는 비정기지출이 연간 1000만원가량으로 월 평균 80만원에 달했다. 비소비성지출로는 적금 110만원, 펀드 10만원, 연금 10만원, 학자금대출 60만원, 보장성보험 10만원 등 200만원이 나가고 있었다.

학자금대출액은 총 3000만원이었다. 대출이자는 1.2%로 낮았지만 4년 분납으로 설정한 탓에 매달 60만원의 목돈이 나가고 있었다. 총 지출은 397만원으로 월급보다 97만원을 초과지출하고 있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3500만원가량의 목돈을 모았다는 점이었다. 매달 110만원씩 적금을 붓고, 연간 2000만원의 상여금을 받은 덕분이었다.

Q2 문제점

이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자유로운 지출습관에 있었다. 당장 긴박한 재무목표가 없던 탓이다. 어디에 쓰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연간 1000만원을 비정기지출로 소비하고 있었다. 지출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기지출과 비정기지출 통장을 분리하고, 기본급과 상여금을 나눠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매년 60만원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도 현금흐름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일시에 상환하고 여유자금으로 주택마련이나 노후대비 자금을 마련하는 게 유리했다. ‘5년 후 주택 마련 위한 1억원 모으기’, ‘65세 이후 노후자금 월 250만원 수령’ 등 재무목표가 있었지만 대비는 미흡했다. 매달 막연하게 110만원씩 적금을 붓는게 전부였다. 적금 대비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다. 초보 투자자의 경우 최소 3~5년 장기간, 적립식으로 종목 변경이 가능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

Q3 해결점

원활한 현금흐름을 위해 모아둔 목돈 3500만원 중 3000만원으로 학자금을 일시 상환했다. 남은 500만원은 통장에 따로 넣어두고 비정기지출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매달 내던 학자금대출(60만원), 비정기지출(80만원)을 절약했다. 110만원씩 붓던 적금은 50만원으로 축소했다. 연금과 보장성보험도 유지했다. 이렇게 모은 200만원 중 초과 지출하던 97만원을 제외한 103만원으로 재무설계를 다시 짰다.

주택청약종합저축(2만원)에 가입했다. 적립식펀드 투자금액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렸다.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중장기펀드(50만원)에 가입했다. CMA통장에 30만원씩 모아 갑자기 발생하는 지출에 대비하기로 했다. 잉여자금은 11만원이었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PB 팀장 crimsonnunn@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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