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1’에서 ‘Aa3’로 상향조정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8월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한 단계 높이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Aa3 등급은 무디스가 평가한 한국의 신용등급 중 가장 높다.

이번 상향 조정은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2010년 4월 ‘A2’에서 A1로 올린 지 2년4개월 만이다. 또 올 4월 2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적적’으로 높인 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락했던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2010년 들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전 보다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은 총 21단계로 나눠진다. Aa3는 ‘투자 적격’으로 분류하는 10단계 중 네 번째로 높다. 이전 단계인 A(싱글A) 그룹은 대외 지급 불이행 가능성을 예외적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AA(더블A) 그룹은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의미가 상당히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주요국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상향 조정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같은 Aa3 등급의 국가로는 중국, 대만, 벨기에, 일본 등이 있다.

무디스는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데 대해 양호한 재정건전성, 경제활력 및 경쟁력, 은행부문 대외취약성 감소, 북한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국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2010년 이후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2%로 안정적이다. 또 거시건전성 조치로 은행부문의 단기외채 비중이나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이 하락했다. 김정일 사후 제기됐던 북한 리스크가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의 효과는 여러 가지다. 우선 해외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승하면 자금 조달 금리가 0.15% 낮아진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억 달러(한화4050억)에 이른다.

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하락했다. 8월 2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 한국 국채(5년물)의 CDS프리미엄은 전날 뉴욕 종가 기준 103.6bp(1bp=0.01%포인트)로 전날의 106.5bp에 비해 2.9bp 하락했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다.

피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 신용등급 평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해볼 만 하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를 마치고 하반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S&P는 대북 리스크를 높게 판단해 다른 두 회사보다 한국의 신용등급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가 북한 문제를 안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S&P의 입장도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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