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생각좌표

자동차의 기원은 250년 전 나온 군용 목적의 증기 자동차다. 자동차가 현대인의 필수도구가 된 게 1980년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참 오래전 일이다. 이유가 있었다. 자동차가 달릴 만한 도로ㆍ신호등ㆍ교통시스템 등 인프라가 자리를 잡는 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은 이런 ‘자동차의 역사’를 따라가고 있다. 최윤석 가트너코리아 전무가 AI의 미래를 내다봤다. 

CIO는 수많은 최신 기술의 기반이 될 AI의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CIO는 수많은 최신 기술의 기반이 될 AI의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세상에 나온 지 14년 된 페이스북의 이용자는 어느덧 20억명을 훌쩍 넘는다. 언뜻 방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 같지만, 아마도 14년 뒤엔 시시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2030년 기업들은 80억명의 인구와 1000억개 이상의 사물(사물인터넷ㆍIoT) 사이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상이 오면 기업들은 신경 쓸 일이 많아진다. 모든 게 연결된 세상에선 아주 작은 요소도 관리해야 하는데, 지금의 노동력만으론 관리가 어려울 공산이 커서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 해답으로 인공지능(AI)을 제시한다. 인간처럼 생각하면서도 섬세한 AI가 업무처리를 대신해주며 부족한 노동력을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각종 미디어를 통해 AI의 성공 사례를 보고 있다. 하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지금까지 조명을 받은 AI는 초기 단계의 기술일 뿐이다. 경영 전면에 AI를 적용하는 기업도 그리 많지 않다. 

차가 운송에서 생활이 되기까지…

왜 그럴까. 자동차의 비유를 들어보자. 자동차의 개념은 복잡하지 않다. 차체에 바퀴를 달고 움직이는 교통수단일 뿐이다. 자동차의 시초도 250년 전에 나왔다. 하지만 인류가 자동차를 받아들이기 위한 도로ㆍ신호등ㆍ교통시스템 등 인프라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세상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바뀌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범용기술로 발전할 건 분명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이 복잡한 프로세스가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수많은 실패와 실수를 겪어야 한다. AI의 아이디어는 60년 전에 생겨났으니, AI가 우리 삶에 스며드는 단계가 되기까지는 앞으로 60년이 더 걸릴 지도 모른다. AI가 비즈니스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드문 이유다. 미성숙 단계의 기술 AI에 투자하는 게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는 거다.

하지만 ‘AI는 아직 먼 미래’라면서 손을 놓고 있다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질 공산이 크다. 가트너는 2021년까지 새롭게 부상할 기술의 80%가 AI를 기반으로 하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2년 뒤인 2020년엔 기업 IoT의 80% 이상이 AI 기술을 포함하고 있을 거라고 봤다. 현재 AI 기술을 포함한 기업 IoT의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멀지 않은 AI 시대 

그렇다고 AI 투자에 서두르라는 건 아니다. 자동차의 발전 역사를 되새기면서 AI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게 상책上策이라는 얘기다. AI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가트너가 글로벌 기업정보책임자(CIO)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를 보자. 자신이 속한 조직에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한 CIO는 4%에 불과했다. 20%의 CIO는 “AI를 시험하는 프로젝트의 가동을 가까운 시일 내에 계획하고 있거나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AI는 조금씩 우리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그 옛날 자동차가 그랬듯이…. 
최윤석 가트너코리아 전무 youn.Choi@gatn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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