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자본유출 가능성 경고
심상치 않은 코스피시장 외국인 매도세
변동성 커질 국내증시 배당주 비중 확대
선진국 비중 높이고 신흥국 비중 낮춰야

주식시장에서 금리인상은 ‘반가운 제비’가 아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질수록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 9월 26일 이후 국내시장의 우려가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주식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무장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에게 금리인상기 주식 투자전략을 물었다.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주식시장에선 ‘보수적 접근’이 유효한 투자전략이다.[사진=뉴시스]
금리인상기에 접어든 주식시장에선 ‘보수적 접근’이 유효한 투자전략이다.[사진=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3월과 6월에 이은 세번째 금리인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75~ 2.00%에서 2.00~2.25%로 인상됐다. 이로써 한국의 기준금리(1.50%)와 미국 금리의 격차는 0.75%포인트(상단기준)로 벌어졌다.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건실한 경제 기반이나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외국인 자본의 급격한 유출 등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충분히 예상했던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시장 상황을 볼 때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긴 어렵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9월 26일 기준 우리나라 외화채권(5년 만기)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038%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14일 0.037% 이후 11년 내 최저치다. 이보다 앞선 14일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절반 규모인 5억 달러는 30년 만기 외평채다. 한국 시장의 안정성이 높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금의 70% 이상이 중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근거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상황은 미 연준이 금리인상 효과가 선반영된 결과로 보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9월 26일 이후 ‘한국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같은 시기에 발간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 지속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리역전은 외국인투자 중에서도 주식과 채권 투자자본 유출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자세하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미 금리 격차가 0.25%포인트 벌어지면 국내에 유입된 단기자본인 주식·채권 투자에서 8조원, 직접투자에서 7조원 등 15조원의 자금이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금리격차에 따른 자본유출을 허투루 봤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주식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시장의 방향성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의 배경은 ‘호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주가지수에 연동된 상품이나 미국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상승도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달러의 방향성을 기반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게 안전하다. 가시적인 성과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다음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의 배당수익을 노리는 것이 단기투자전략으로 유효할 듯하다.

기업공개(IPO)에 투자하는 건 유의해야 한다. IPO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IPO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신통치 않아 공모가격이 낮게 측정되면 IPO를 통해 얻을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은 미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심화, 국내 실업률 증가, 경기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아무리 우량한 회사라고 해도 높은 공모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올 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등이 IPO를 철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시장의 조정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IPO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 배제 말아야 

마지막으로 신흥국 주식투자는 잠시 유보하는 게 합리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긴축발작이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물론 베트남·인도 등 성장세가 꺾이지 않은 몇몇 나라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 ygirim@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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