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효과 끝, 가을에도 강할까

빙그레가 폭염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한편에선 ‘3분기에도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의견도 많다. 폭염 효과가 꺾이면 실적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폭염 효과가 꺾이면 빙그레의 실적이 위축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폭염 효과가 꺾이면 빙그레의 실적이 위축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올여름 폭염 덕에 빙그레가 활짝 웃었다. 매출의 55%(KB증권 추정치)가 빙과류 부문에서 발생하는 빙그레로선 폭염이 더없는 호재였던 셈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 여름 빙과류 판매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면서 “아이스크림 정찰제 시행 효과도 일부 있었지만, 폭염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1% 증가했다. 폭염 효과는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박애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는 못 미치겠지만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빙그레의 상승세는 찬바람이 불면 한풀 꺾일 거란 전망이 많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이 아닌 여름 성수기 효과라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본질적인 사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빙과류ㆍ유제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빙그레가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6837억원으로, 2015년 대비(2조184억원) 대비 16.6% 감소했다. 아이스크림의 대체제가 워낙 많은 데다 주요 소비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빙그레가 HMR(Home Meal Replacementㆍ가정식대체식품)이나 펫푸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축소와 연관성이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HMR 브랜드 ‘헬로 빙그레’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5월에는 펫푸드 브랜드 ‘에버로그’를 론칭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내수시장 축소는 불가피한 문제”라면서 “1인가구가 증가하고, 디저트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빙그레의 신사업 전략은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말한다. HMR과 펫푸드 시장이 성장하는 건 맞지만 경쟁 역시 치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HMR 시장은 CJ제일제당ㆍ대상ㆍ오뚜기 등 식품업체가 앞서가는 가운데 유통업체까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펫푸드 시장 역시 유제품업체ㆍ육가공업체ㆍ생활용품 업체까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빙그레, 찬바람이 불어도 빙그레 웃을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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